[친환경 시대 개막] ‘친환경’ 꽂힌 바이든…정유업계는 ‘먹구름’

친환경 에너지 의지 강해 셰일산업 위축 불가피 전기차 확대… 휘발유 등 정유산업 축소 신호탄

2021-11-11     조성준 기자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면서 전통적 에너지 분야인 정유 산업의 축소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정유업계가 미국 정책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대선 후보시절부터 다른 어떤 미국 대통령보다도 친환경 프로세스에 일관된 관심을 보여왔다. 11일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탈퇴했던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은 물론 탄소배출량 저감을 위한 에너지 전환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도 높은 친환경 공약 기준을 맞추려면 화석연료 사용량을 크게 줄여야 한다. 미국에서 우선 거론되는 것은 셰일가스 산업 위축이다. 이에 셰일 부문에 투자를 진행한 국내 기업들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도가 높은 셰일산업은 기존 원유 채굴방식보다 단가가 낮아, 고유가시대 경쟁력이 높아지는 특징을 지녔다. 올 초 산유국들 간 과잉공급으로 주요 셰일업체들이 잇따라 파산하면서 침체기에 들어간 미국 셰일업계가 바이든이란 또 다른 장벽을 만나게 됐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하면서 셰일산업에 적극적이었기 때문에 산업적인 측면이 아닌 정치적인 이유에서라도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바이든은 친환경공약을 내세우면서 셰일오일 개발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를 예고했다. 현지에 직·간접 투자를 단행한 국내 기업들은 향후 미국 정책 방향에 따른 기민한 대응이 요구된다. 일례로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5월 루이지애나주(州) 레이크찰스에 3조6000여억원을 투입해 에틸렌 복합 공장을 준공했다. 규제가 강화되면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셰일사업에 투자한 주요 대기업들의 출구전략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현지에 강관을 납품하던 세아제강을 비롯한 일부 철강업계의 판매 감소도 예상된다. 현지 셰일산업에 투자한 주요 업체들은 내년 1월 20일로 예정된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정책수립 방향 등에 예의주시 하고 있다. 정유산업의 침체도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량용 정유는 전기차 시장 확대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원유 수요의 45%를 차지하는 휘발유 수요는 감소가 불가피하다. 7%를 차지하는 항공(등유), 4%를 차지하는 선박(벙커씨유)용 정유는 그보다 영향을 덜 받겠지만 장기적으로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유 업체들의 정제 마진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정유사들은 올해 초부터 이어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부터 미국 대선 결과까지 변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국내 정유사들이 주유소를 플랫폼으로 변환하고, 드론배송, 세차 서비스, 택배 및 공유 기기 거점으로 활용하는 등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 수준에서 딥 체인지(Deep Change)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