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오바마’ 바이든, 한일 갈등 개입 가능성

바이든, 과거 "한일 부부 이혼 상담사 같았다" 발언

2021-11-12     조민교 기자
문재인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12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첫 전화통화에서 한일관계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으로 재임했던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을 되돌아보면 바이든 당선인이 향후 한미일 삼각동맹 복원을 위해 한일관계에 적극 개입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2015년 말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는 사실상 미국 오바마 정부의 작품이라는 평가가 많다. 박근혜 정부는 문재인 정부 못지않게 일본에 대한 강경정책을 오래 유지했고, 이에 대해 오바마 정부는 공식, 또는 비공식으로 한일 갈등 장기화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일본 측과 접촉조차 거부하던 박근혜 정부가 돌연 한일 위안부 합의를 이룬 것은 이런 미국의 압박이 작용했다. 오바마 정부는 위안부 합의 이전에도 한일 관계에 개입한 바 있다. 2013년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계획이 알려지면서 한국 내 비난 여론이 비등해지자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 당선인은 아베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참배를 만류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당시를 회고하며 “나는 한국과 일본이라는 부부 관계를 복원시키는 이혼 상담사 같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오바마 정부는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이 발호하자 ‘아시아 회귀’ 전략을 채택하고 대중국 봉쇄에 나선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봉쇄의 핵심축이 돼야 할 한미일 삼각동맹이 파열음을 내자 개입을 선택한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후 동맹과의 연대를 통한 중국 봉쇄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번에도 한일 관계에 개입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외교안보 분야 원로들도 “바이든 정부에서는 한미일 협조체제를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도 여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문제는 (일본 강제 징용) 피해자분들의 동의와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며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