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상인들 서울시에 손해배상 청구소송
“노숙인 때문에 발생한 피해 보상 해달라”
2013-05-30 박시은 기자
[매일일보 박시은 기자] 서울역 주변 상인들이 뿔났다.
이들은 그동안 노숙자들에 알게 모르게 많은 시달림을 당해왔다.참다 못한 상인들 40여명은 ‘환경 개선 위원회’를 조성하고 서울시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손해배상 청구내용은 서울역 주변이 ‘노숙인 양성소’로까지 불릴만큼 ‘노숙인 자원봉사 센터’가 많아 이들로부터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소송 상가 상인들은 “자원봉사는 계속하되 그들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잘 알려져 있다시피 서울역은 지하철·기차·KTX가 함께 운영되며 하루 평균 9만여 명이 이용해 대한민국 수도인 서울의 관문이다.하지만 서울역 마스코트(?)가 ‘노숙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노숙인의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이들의 횡포도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영업 중인 가게 앞에서 술을 마시고 잠을 자는 것은 다반사고 길거리에서 배변을 보는 행위 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두 달 전 서울역 주변의 한 편의점은 노숙인들로부터 물건을 도둑맞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실 주변 주민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서울역 주변의 상가를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현재 서울시는 ‘따스한 채움터’ 무료 급식소 위탁 운영을 위해 서울역 인근의 건물을 임대한 상태다.
각기 다른 봉사 단체에서 하루에 많게는 7번씩 무료 급식을 운행하고 있으며 옷을 나눠주거나 머리를 깎여주는 등의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자원봉사가 이뤄지는 건물 부근에 노숙자들이 ‘주둔’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이들 노숙인들은 자활의 의지를 가지기보다 채움터의 의·식·주 해결을 의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도입된 정책이 오히려 자활의 의지를 꺾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서울역 환경 개선 위원회는 그동안 ‘따스한 채움터’의 위치를 서울 외곽이나 중심가가 아닌 곳으로 옮겨달라고 여러 차례 건의했다.하지만 서울시로부터 위치를 옮길 경우 시민들의 눈에 띄지 못해 후원을 하지 않겠다는 단체들이 많아 불가능하다는 대답만 들었다.이런 점 때문에 일부 시민들은 자원봉사를 하는 단체들이 ‘보여주기 식 봉사’에만 급급한 것은 아닌가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까지 보내고 있다.서울역으로 출퇴근 하는 한모(27)씨는 “출근길에 길바닥에 누워있는 노숙자들을 보면 저렇게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알아서 입혀주고 먹여주고 편하게 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저렇게 사지 멀쩡하고 의지가 없는 사람들을 불쌍하다고 여기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또 KTX를 타기 위해 서울역으로 온 박모(23·여)씨는 “기차를 타기 위해 방문할 때 마다 역까지 가는 길에서 맡는 술, 담배 냄새가 섞인 악취가 너무 역겹다. 또 노숙자들이 무리지어 모여 있어서 두려움까지 느낄 때가 많다”는 것.하지만 현재 노숙자들을 단속할 수 있는 법이 제정되어 있지 않아 실질적으로 이들을 단속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이에대해 서울역 환경 개선 위원회는 “최근 1~2년 사이에 노숙자들 때문에 손님 발길이 줄어들고 망한 가게들이 한 두 곳이 아니다”며 “정말로 사정이 어렵고 딱한 사람들에게만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노숙인들 안에서 가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