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이명박·박근혜 대국민 사과 판단할 시점"
"상대방의 낙인찍기에 빌미만 제공" 당내 이견도
2021-11-17 조현경 기자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보수정당 대표로서 이례적으로 전향적인 입장들을 밝혀온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된 것과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만간 김 위원장의 공식사과가 있을 전망이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과 형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 중 기자들과 만나 당 소속 전직 대통령들이 잇따라 구속된 상황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할 계획에 대해 묻자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며 “방식과 시기는 제가 판단해서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누누이 비대위원장으로 올 당시부터 쭉 이야기해왔던 건데, 그동안 여러 가지 당 의견을 들었기 때문에 이제는 시기적으로 봐서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4.15총선 백서를 보고받는 자리에서도 박 전 대통령 탄핵과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언급하며 사과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날 오전 주호영 원내대표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어제도 그런 취지의 언급이 있었다”며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를 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김 위원장은) 그 이전에도 수차례 우리가 국정을 맡고 있다가 탄핵을 당하고 국정을 넘겨준 상황, 우리 당 출신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상황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고 누차 말했다”며 “구체적인 시기는 더 판단해서 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궐선거 전에 사과가 이뤄지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것까지는 모르겠다. 아마 그런 말씀이 있는 걸로 봐서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지금 대국민 사과 시기에 대해서는 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갈린다고 전했다. 그는 “우선 집권했다가 집권을 놓치게 되면 뭔가 잘못해서 국민에게 질책을 받은 것이니까 거기에 대한 차원에서 보더라도 사과는 필요하다. (그러나) 상대들이 집요하게 공격을 하는 마당에 인제 와서 사과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오히려 상대방의 낙인찍기에 빌미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냐고 해서 반대하는 의견도 없지는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