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신공항 4년만 없던 일로...동남권신공항 14년 허송세월

2020-11-17     조민교 기자
김수삼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2016년 박근혜 정부에서 결정된 김해신공항 사업이 4년 만에 없던 일이 됐다. 2006년 말 노무현 정부가 시작한 동남권신공항 논의는 이로 인해 장장 14년간 허송세월을 보내게 됐다. 문재인 정부와 정치권은 김해신공항 대신 4년 전 폐기된 가덕신공항을 부활시켰지만 1년여 뒤 정권 교체 시 또 다시 정책이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가덕신공항 굳히기를 위해 특별법 제정을 검토 중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17일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결론은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 면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 △공항시설법 상 계획 수립 시 장애물 존치를 위해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무시했다는 점 등이다. 근본적인 재검토라고 했지만 사실상의 백지화 결론이다. 지난 2002년 4월 중국 여객기 추락사고로 촉발된 동남권신공항 문제는 지역 내 논의에 머물다가 노무현 정부가 2006년 12월 '공식 검토'를 선언하면서 국가적 화두로 떠올랐다. 선거 때면 동남권신공항 공약이 쏟아지는 현상도 이때부터였다. 2007년 대선에서는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가 모두 TK(대구·경북) 신공항 공약을 내걸 정도였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2011년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백지화했다. 2012년 대선에서는 다시 재추진 공약이 내걸렸고, 2016년 박근혜 정부는 '가덕신공항이냐 밀양신공항이냐'라는 논란 끝에 기존 김해공항 확장 계획을 확정했다. 하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으로 당선된 오거돈 전 시장이 김해신공항 대신 가덕신공항을 주장, 김해신공항 계획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오 전 시장이 성추행으로 중도하차하면서 김해신공항 흔들기는 더욱 거세졌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부산 표심을 잡을 수 있는 빅카드이기 때문이다. 결국 부산시장 보선을 넉 달여 앞두고 김해신공항 계획은 백지화됐다. 정권이 새로 들어설 때마다 정책이 오락가락하더니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내년 부산시장 보선에 이어 내후년 대선이 치러지는 만큼 여권은 가덕신공항 드라이브를 가속할 전망이다. 하지만 정권 교체 시 가덕신공항도 흔들리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 때문인지 여권을 중심으로 '가덕신공항 건설 특별법'을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가덕신공항 특별법 제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가덕신공항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2030년 세계등록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해 가덕신공항 건설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