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로 여름을 잡아라!

오싹 서늘 이색 피서법, 더위탈출 공포특급
더위사냥 호러파티, 엽기피서 흉가체험

2005-07-29     김윤정 기자

올 여름, 대중을 사로잡는 키워드는 뭐니뭐니 해도 ‘공포’다.
‘머리털이 쭈뼛서고 등골이 오싹해진다’. 흔히 공포영화를 본 후 감상을 표현하는 말이다.
여름 더위를 잊기 위해 공포영화를 한 편 보면 이런 시원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인체는 공포를 느끼면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추위를 탄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공포를 느끼면 교감신경이 자극돼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피부에는 땀이 나게 된다.

이때 땀이 증발하면서 피부 체온을 낮춰져 잠시나마 시원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공포심을 유발해 더위를 피해보려는 이러한 생각은 냉방 시절이 없이도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이색 피서법이라 할 수 있다. 해마다 여름이면 많은 공포 영화가 쏟아져 나온다.

극장가 공포영화 관객 동원 수는 300여만 명이 넘어섰고, 현재 제작중인 한국 공포영화만도 무려 4편에 이를 정도이다. 이는 영화를 통해 공포와 스릴을 즐기려는 대중들의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그런데 공포바람이 부는 곳은 비단 영화계뿐만이 아니다. 네티즌 사이에 납량특집 식 메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여름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무더위를 쫓기 위한 공포물 파일을 메일에 첨부해 보내는 것이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귀신 시리즈이다. 메일의 이름은 ‘I LOVE YOU’ ‘당신을 사랑합니다’ 등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문구가 붙어 있다. 하지만 ‘love.exe’라는 파일을 호기심으로 여는 순간 귀신 등의 모습이 등장하게 된다.밝은 낮에 보면 장난스런 메일의 하나겠지만, 한밤에 이런 편지를 받았다고 생각해보자. 소름끼치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메일은 플래쉬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엽기적 그림을 제공받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도 늘고 있어 여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최근 유행하는 납량특집 메일은 귀신시리즈 이외에도 공동묘지 시리즈, 엽기 시리즈 등이 있다.
유통업체들도 무더위를 서늘하게 식혀주는 ‘납량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분당점은 24일까지 싸이월드 (해피이벤트싸이월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고객 중 5명을 추첨해 이홍렬, 강성범 주연의 ‘돌아온 귀곡산장’ 공연티켓을 준다. 인터넷쇼핑몰 롯데닷컴은 7월 한달 동안 고객 50명을 추첨해 ‘한여름의 호러 파티’에 초대한다. 또 영화 ‘여고괴담4’가 개봉을 앞두고 ‘폐교 체험 이벤트’와 ‘고스트 클럽 어택’등 호러이벤트를 개최한다.다음달 10일 밤 12시 서울 용산구 구 수도여고에서 열리는 ‘폐교 체험 이벤트’는 참가자들에게 폐교의 불꺼진 복도와 교실을 혼자 돌아보며, 교복차림의 귀신과 마주치는 경험으로 등골 오싹한 시원한 여름밤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다음달 2일 서울 홍대앞 한 클럽에서 열리는 ‘고스트 클럽 어택’은 행사장 곳곳에 교복입은 귀신이 나타나는 등 호러 파티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파티는 협소한 놀이 문화에 지친 10대들에게 새로운 놀이의 장을 제공하고자 10대만을 위해 기획된 행사다.

참가신청은 다음달 3일까지 포털 사이트 다음 영화(//movie.daum.net/event)를 통해 응모할 수 있다.

지난 7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분홍신’ 소녀포토 이벤트에서 ‘분홍신 원혼’으로 분장한 스태프들이 맨발에 분홍신을 신고 공포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들은 분홍신을 손에 들고 서울 각 지하철에서 이색 마케팅을 펼쳐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런가 하면, 1년 365일 ‘공포’를 이용해서 엄청난 손님을 모으는 곳이 있다. 경북 칠곡의 한 카페.

밤9시만 되면 사람들의 비명소리로 온 마을이 쩌렁쩌렁 울린다. 이름 하여 ‘담력테스트 공포이벤트’. 캄캄한 밤에 손님들이 뒷산에 오르면 나무 뒤나 관속에 숨어있던 귀신들이 곳곳에서 튀어나와 한여름 더위를 순식간에 날려버린다. 더욱 중요한 건, 별도의 입장료 없이 차 한잔 값이면 누구나 생생한 공포를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