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휘청'...세계경제도 불안
달러·엔 환율 100엔 선으로 하락, 국가부도 위험도 상승
[매일일보]파죽지세를 보이던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휘청대고 있다.
아베 집권 이후 20% 넘게 절하됐던 엔화가치가 다시 달러당 100엔 밑으로 내려올 태세다. 국가부도 위험 역시 급등해 한국에 재역전 당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전날보다 0.28% 하락한 100.45엔으로 마감했다. 같은 달 22일 장중한 때 103.73엔까지 기록했던 것에 비해 3.15% 하락한 것이다.
일각에선 이달 초 달러 당 100엔이라는 심리적 저항선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금리 역시 심상찮다.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조치 발표 직후 사상 최저치인 연 0.315%까지 떨어졌던 10년 만기 일본국채 금리는 전월 23일 장중 1%대를 돌파했다.
증시도 폭락을 거듭했다. 같은 날 닛케이 225지수는 7.3% 떨어지며 1만5000선이 깨졌다. 27일엔 3.2%, 30일엔 5.2%씩 급락했다. 31일 닛케이는 1만3774로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만에 2000포인트 넘게 빠졌다.
일본의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지난달 31일 78.38bp(1bp=0.01%)로 전날보다 1.29bp 올랐다. 저점이었던 같은 달 13일(53.46bp)보다 무려 25bp나 상승한 것이다.
CDS란 채권을 발행한 기업·국가가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하는 파생상품이다. 여기에 붙는 가산금리(프리미엄)가 높아진 것은 그만큼 부도위험이 커졌단 뜻이다.
같은 날 한국의 CDS프리미엄은 76.83bp을 기록했다. 일본보다 1.55bp가 낮다. 한국의 부도위험은 지난달 28일부터 일본보다 낮아진 상태다. 한-일 부도위험이 석달만에 역전된 것이다.
요동치는 아베노믹스에 세계경제는 휘청대고 있다. 글로벌 주가지수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MSCI) 지수는 지난달 30일 전주 대비 0.3% 내려갔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도 2.11%로 10bp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지난 1일 보고서에서 “아베노믹스에 대한 불안감과 미국의 양적완화가 축소될 것이란 시각에 채권·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사설에서 “일본의 거대한 통화실험이 다른 나라의 경제를 불안하게 만들 것이란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노믹스가 끝내 실패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지난달 31일 아베노믹스를 지칭하며 “시장 참여자들이 엔화약세 정책의 지속성과 효과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며 "재앙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9일 프랑스에서 열린 ‘경제협력기구(OECD) 회의에서 “구조개혁과 실물경제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 양적완화는 무너지기 쉬운 모래성과 같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