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격상에 내수 타격 불가피...수출 회복세 유지가 韓경제 관건
내수 진작용 8대 소비쿠폰 재중단도 검토
코로나 세계적 대유행에 한국수출도 불안
2020-11-22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8대 소비쿠폰을 다시 중단할지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중단으로 가닥이 잡힐 경우 유흥업소와 카페, 음식점 등에 대한 영업제한과 맞물려 2단계 격상에 따른 내수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경제가 플러스 성장으로 마감할 수 있느냐는 수출 회복세 유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방역·경제 투트랙 다시 시험대
8대 소비쿠폰은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핵심 대책으로 지난 8월 코로나 재확산으로 사실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단행되면서 일시 중단됐다 거리두기 완화로 재개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2단계 격상을 두고는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는 상황이다. 방역 관점에서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소비쿠폰 정책을 중단하는 게 맞다는 인식인 반면, 경제 관점에서는 자영업의 어려움과 경기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2단계에서는 일단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다.
이와 관련, 지난 8월 코로나 재확산의 원인을 두고 소비쿠폰 정책 등 정부의 섣부른 방역 완화 조치가 원인 중 하나가 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그동안 ‘경제와 방역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반드시 잡겠다’는 투트랙 기조를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 될 전망이다. 방역에 치우칠 경우 내수 부진 심화와 함께 성장률 방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분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9% 증가했지만 8월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로 6~7월 내수개선 흐름을 이어가지 못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는 방역조치 강화에 따른 대면서비스 소비 부진 심화 등으로 민간소비가 감소로 전환, 이것이 성장률에 0.5%포인트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에 수출 불투명
수출의 경우는 3분기 개선 이후 아직까지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10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3.8% 감소했지만 4월 -25.6%, 5월 -23.8% 등과 비교했을 때 호전된 상태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 기준으로 보면 전년 동월 대비 5.6% 증가한 수준이다. 정부는 이를 경기회복의 중요한 흐름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수출은 11월 들어서 더욱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이달 1~10일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1% 증가했고, 일평균 수출액도 12.1% 증가했다.
다만 세계적으로 코로나 유행이 확산되면서 현재의 수출 회복세가 연말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정부 안팎에서는 현재의 코로나 대유행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한국의 수출 회복세도 계속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달러화를 무제한 살포한 여파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 수출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물가지수는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석 달 연속 내리막을 달렸고, 이로 인해 수출 회복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해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입 물가 하락에 따른 물가 안정 효과도 있지만 수출 물가 하락으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경상수지가 감소하는 부작용도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로서는 부담되는 일이다. 이에 정부는 최근 “과도한 환율의 변동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시장안정을 위해 언제든지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며 구두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