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담보주식 처분…STX그룹 해체될 듯

우리은행, 감자 앞두고 매각하기로...순환출자망 끊겨

2013-06-02     강미애 기자
[매일일보] 우리은행이 ㈜STX의 담보주식을 처분하겠다고 밝혀 STX그룹 내의 순환출자가 끊기고 그룹 해체가 예상된다.2일 금융당국과 채권단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STX 주식 전량을 처분하겠다는 의사를 STX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이미 우리은행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주)STX 주식 처분과 관련해 문제없다는 답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금융업계는 우리은행이 앞으로 ㈜STX와 STX조선해양·중공업·엔진 등에 대한 감자와 출자전환이 있을 것을 예상해 ㈜STX 지분을 처분하려 한다는 분석이다.강 회장 측은 우리은행에 ㈜STX 주식 653만주(지분율 10.8%)를 담보로 맡기고 ㈜STX의 모회사 격인 포스텍의 자금을 빌린 바 있다.우리은행은 앞으로 STX채권단이 자율협약 실사 결과가 나온 후 경영 부실의 책임을 물어 대주주 지분을 없애는 등 감자를 단행할 것으로 보이자 주식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STX주식은 1년 새 주당 1만원대에서 2000원대로 주저앉은 데다 감자 후에는 주가가 더욱 하락할 전망이기 때문이다.㈜STX 주식 250만주를 담보로 잡은 한국증권금융도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 시스템에 맞춰 지분율을 최근 급격히 줄였다.우리은행과 증권금융이 담보로 잡은 ㈜STX 주식을 모두 팔아치우면 올해 초 39.6%이던 강 회장의 ㈜STX 지분은 7.4%로 쪼그라들고 이마저도 감자로 사라진다.이렇게 되면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STX조선해양 및 팬오션과의 연결고리도 끊기게 된다.강 회장은 '강 회장→포스텍→㈜STX→각 계열사' 식으로 지배구조를 짜고 (주)STX는 STX조선해양 지분 30.6%, STX팬오션 지분 27.4%를 보유하고 있다.여기에 앞으로 ㈜STX는 오는 7월 실사를 마치고 채권 비율에 따라 채무를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주)STX의 경영권 구도가 크게 변하게 된다.구심점을 잃은 조선해양·중공업·엔진은 자율협약 또는 법정관리, 팬오션은 산은이나 사모펀드(PEF)의 인수, 에너지는 제3자 매각이 추진 중이어서 그룹 해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STX가 웅진그룹과 같은 수순을 밟으며 이제 그룹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개별 회사로 불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