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 상장 외국계 회사...국적 따라 주가도 천차만별
美 ‘맑음’ 日 ‘흐림’ 中 ‘비’
2014-06-03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한국 증시에 상장한 외국기업들이 국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당 국가들의 경제 상황이 개별 기업들의 실적에 영향을 미쳐 주가에 반영됐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미국계 기업으로 두 번째로 한국 시장에 상장한 엑세스바이오는 상장 이후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달 31일 종가는 공모가 4500원 대비 165% 급등해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미국기업 국내 상장 1호인 뉴프라이드 역시 지난달 무상증자 권리락 이후 이달 들어 종가기준 저점 대비 51.74% 상승해 거래소로부터 지난달 30일 주가급등 조회공시를 받기도 했다.전문가들은 미국 경제 회복 움직임이 가시화됨에 따라 미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게 됐다고 평가했다.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1분기 회복 징후를 보이던 미국 경제가 시퀘스터 작동 우려로 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시장에서 생각했지만 4~5월 매크로 지표가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하게 나와 회복 기조가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그는 “대표적으로 민간 내수 주택 경기가 상승하고 있어 하반기 완만한 경제 회복 기대감을 나타내 주고 있다 이런 기대감 등으로 연방준비위원회가 양적완화를 축소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며 “이런 상황 때문에 최근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에 대한 실적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정부가 시장에 대대적으로 돈을 풀면서 경기부양책을 펼친 영향으로 국내 상장 일본 기업들도 올해 들어 주가가 크게 올랐다.다만 최근 들어 아베노믹스에 대한 역효과 우려가 제기되면서 일본 증시가 급락해 한국 시장에 상장된 일본 기업들도 조정을 받고 있다.지난달 닛케이지수는 23일 7% 이상 급락한 것을 비롯해 30일에도 5% 넘게 빠지는 등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동성 확대로 인한 경기부양은 일회성일뿐 실물경제 회복에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이런 영향으로 대표적인 국내 상장 일본기업인 SBI모기지와 SBI액시즈는 올해 들어 각각 56.93%, 68.27% 급등했지만 지난달 고점 대비 비해서 각각 12.46%, 15.63% 조정을 받았다.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아베노믹스로 인한 양적완화로 경제 회복기조는 유효하다”며 “다만 (아베노믹스로) 일본기업들이 실질적인 투자 확대에 나설지는 아직 지켜봐야 하지만 정부 재정정책 확대가 실물경제 회복을 지연하는 구축효과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한국 증시에서 미국·일본 기업들이 선전하고 있는 반면 중국 기업들은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질적인 ‘차이나 디스카운트’ 외에 중국 경제 성장 둔화가 기업들의 실적에 영향을 미쳐 주가가 부진한 양상이다.외국 기업 최초로 한국 시장에 상장했던 중국 기업 3노드디지탈은 지난 1월 자진상폐를 결정하면서 한국을 떠났다. 4개월 뒤 중국식품포장 역시 자진상폐를 택해 현재 진행 중이다.중국 기업들이 속속 한국 시장을 등지고 있는 이유는 중국고섬 사태 이후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 기업들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여기에 일부 기업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중국주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지난달 29일 장 마감이후 차이나하오란은 1분기 연결기준실적으로 매출액 3억4762만위안으로 전년동기대비 50%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9%, 81% 급감한 1801만위안과 745만위안을 기록했다.어닝쇼크에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해 다음날 차이나하오란은 장 시작과 동시에 하한가로 직행하기도 했다.전문가들은 중국 경제 성장 둔화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개별 기업들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유동원 우리투자증권 북경리서치 센터장은 “중국 정부는 성장률 하락을 감수하더라도 개인 소득확대 및 이에 기반한 소비확대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중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유 센터장은 “다만 향후 성장률 하락보다는 중국 소비시장의 점진적 확대, 중국 제조기업 경쟁력 향상, 위안화 절상속도 둔화 및 이에 따른 중국 상장사 실적 우려 해소 등이 중국 증시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은 낮아지는 반면 기업들의 실적은 전년 대비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