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장남 전재국,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 설립
아랍계 은행 싱가포르 지점에도 계좌 개설
2014-06-03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가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밝혀졌다.비영리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3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2004년 7월 28일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고 밝혔다.전씨가 단독등기이사와 주주로 등재된 이 페이퍼컴퍼니 ‘블루 아도니스’(Blue Adonis Coporation)는 자본금 5만 달러 짜리 회사로 등록됐지만, 실제로는 1달러짜리 주식 한주만 발행한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로 확인됐다.블루 아도니스 명의의 해외 비밀계좌도 발견됐다.뉴스타파에 따르면 전씨는 아랍계 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블루 아니도니 명의의 법인계좌를 만들었다.이 은행은 일반인을 상대로 소매금융을 하지 않는 곳으로, 이곳에서 일하는 2명의 한국인 간부는 2차 명단 공개 때 포함됐던 SK그룹 임원출신인 조민호씨의 계좌도 관리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해당 페이퍼컴퍼니 설립 한달 뒤인 2004년 8월 말, 전씨는 싱가포르 현지 변호사를 통해 페이퍼컴퍼니 등록 대행업체인 PTN 버진아일랜드 지사에서 블루 아도니스 관련 법인설립 인가증 등 페이퍼 컴퍼니 명의의 은행계좌를 만드는데 필요한 공증서류를 발급받았다.뉴스타파는 현지 취재를 통해 2004년 8월 블루아도니스 이사회 의결서에서 계좌 정보 등을 아랍계 은행 싱가포르 지점에 보관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법인이 계좌 정보 등의 기록을 특정 은행에 보관하기로 했다는 것은 그 은행에 법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겠다는 의미다. 이 계좌로 돈이 흘러간 2004년은 전재국씨의 동생 전재용씨에 대해 검찰이 조세 포탈 수사를 하던 시기였다. 이를 두고 뉴스타파는 동생 재용씨의 혐의를 벗기기 위해 이 비밀 계좌로 자금을 빼돌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한편 전씨는 최소한 6년 이상 이 회사를 보유하면서 이와 연결된 해외은행 계좌로 자금을 움직여온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