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앞둔 '코넥스', 기대와 우려 교차

7월 개장 20여개 기업 상장 준비..자칫 '제2의 프리보드' 될 수도

2014-06-03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중소기업 전용 자본시장인 코넥스 개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에 이어 제3의 장내 주식시장이 생긴다는 이유로 코넥스시장에 거는 기대와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다.한국거래소는 3일 코넥스 모의시장을 개설하고 한 달동안 시스템 점검에 들어갔다. 7일까지 상장심사 접수를 받은 뒤 오는 24~25일 최종 상장기업을 결정한다. 이후 7월1일부터 정식으로 시장을 운영할 방침이다.현재 코넥스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은 20여곳 내외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오는 연말까지 50여개의 기업이 코넥스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코넥스는 성장성 높은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장내 자본시장이다.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원이 은행 대출 등과 같은 간접금융에 치우친 것을 해소하고 창업 초기 기업들의 자금난과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편리성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된다.정부는 초기 코넥스시장의 연착륙을 위해 시장 진입요건을 대폭 낮추고 상장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15억~30억원(벤처기업 15억원, 일반기업 30억원) 이상이 필요한데 비해 코넥스 시장은 자기자본 5억원 이상, 매출액 10억원 이상, 순이익 3억원 중 한 가지 조건만 충족되면 상장이 가능하다.우회상장 조건도 완화 및 대량매매‧경매매제도 등을 도입해 중소기업 M&A 활성화를 지원한다. 공시에 대한 부담감도 덜어주기 위해 수시의무 공시사항도 코스닥시장이 64개이지만 코넥스는 29개 항목으로 축소했다.퇴출요건도 부도ㆍ해산과 감사의견 부적정 등 즉시 상장폐지요건, 횡령ㆍ배임, 불성실공시 등 반시장적 행위, 지정자문인 계약 해지 등으로 단순화했다.또한 오는 7월 코넥스에 상장하는 기업은 2015년 6월 30일까지 2년간 한시적으로 상장수수료와 연부과금을 면제받는다.거래소는 이번에 코넥스시장을 준비하며 지정자문인 제도를 도입했다.지정자문인은 코넥스 진입을 원하는 창업·중소기업을 심사해 상장을 돕고 상장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기업의 능력을 키워 코스닥시장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이는 영국의 중소기업 전용 국제시장인 AIM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AIM 시장에서는 상장에 특별한 제한이 없지만 반드시 지정자문인을 두도록 하고 있다.이번에 지정자문인으로는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 5곳과 교보증권,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 HMC투자증권, IBK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 중소형사 6곳을 더해 모두 11곳이 선정됐다.지정자문인은 유망중소기업 발굴과 기업심사 등에 전문성을 가진 벤처캐피탈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업무도 맡게 된다.코넥스시장이 다음달 개장되더라도 당장 개인투자자들은 쉽게 접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금융당국은 창업 초기 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전문성과 위험 감내 능력을 갖춘 자본시장법상의 전문투자자와 벤처캐피탈, 고액자산가에게만 시장 참여를 허용했다.시장 초기 무분별한 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는 코넥스 기업에 투자하고 싶은 개인투자자들에게 기본적으로 예탁금 3억원 이상을 보유해야만 가능하도록 제한했다.이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코넥스시장을 향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민간협회가 비상장사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장외시장인 프리보드가 현재는 유명무실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지난 2005년 금융투자협회는 벤처·중소기업의 자금창구 역할을 목표로 프리보드시장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정작 기업들의 관심이 높지 않아 현재는 거래가 뚝 끊긴 상태다.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지난달 28일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열린 '창조경제와 기술금융' 조찬간담회에서 “코넥스 시장은 정부가 시장 활성화를 위한 선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자칫 기존 프리보드 시장처럼 유명무실화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