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파워] ‘강vs강’ 롯데·이마트, ‘찐’검승부 시작
70년생 젊은피 BCG 컨설턴트 출신 강성현, 롯데마트 대표 임명
컨설턴트 출신 69년생 강희석 이마트 대표, SSG닷컴 수장까지
두 대표 과제 산적, ‘온·오프라인 연계’ 작업 성과서 승부날 전망
2021-11-30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내년 롯데마트와 이마트의 승부가 더욱 주목된다. 신세계에 이어 롯데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외부에서 영입한 컨설턴트 출신의 ‘강 씨’들을 수장으로 앉혔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이뤄졌던 롯데그룹 35개사 계열사 정기 임원인사에는 1987년부터 롯데에 몸담은 정통 롯데맨 문영표 대표가 물러나고 강성현(51세)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가 새 수장 자리에 올랐다.
업계 안팎에선 이번 인사에 적잖이 놀랐다는 반응이다. 공채 출신 순혈주의를 깨고 나이부터 경력, 발탁 계기까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 해 먼저 이뤄진 이마트의 세대교체 인사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1970년생인 강성현 대표는 BCG(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근무한 컨설턴트 출신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까르푸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를 거쳐 2009년 롯데그룹에 합류해 미래전략센터 유통팀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그는 2012년 H&B(헬스엔뷰티) 롭스 대표로, 2018년부터는 롯데네슬레코리아 대표로 성과를 쌓아가며 신동빈 회장의 신임을 얻어냈다.
실제로 강 대표는 10년간 적자였던 롯데네슬레를 지난해 흑자전환(영업이익 35억 원)하는 데 성공했다. 롭스 대표이던 시절에도 롭스 사업부 설립을 주도, 뒤늦게 뛰어든 H&B 시장에 롭스 매장을 96개까지 늘리며 안착시키며 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이번 롯데마트 인사 역시 몇 년간 지지부진한 롯데마트의 체질을 개선해 새롭게 이끌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신 회장이 강성현 대표를 점찍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이마트, 홈플러스에 이은 ‘만년 마트 3위’다. 지난해 기준 롯데마트 매출액(6조3310억 원)과 영업이익(250억 원 적자) 등 규모 면에서 이마트(매출액 11조395억 원, 영업이익 2827억 원), 홈플러스(매출액 7조3002억 원, 영업이익 1602억 원) 등에 밀린다. 올해는 코로나19 타격에 더욱 휘청거리고 있다. 올해 9개 점포를 폐점하고 연말까지 12개 매장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한편, 이마트는 이미 외부 대표 수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299억 원 적자를 내며 쓴맛을 봤던 이마트는 올해 3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면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지난해 말 강희석 대표의 부임으로 시작된 체질 개선의 결과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1969년생 강희석 대표는 이마트 첫 외부에서 영입한 최고경영자로, 강 대표 역시 미국계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 출신이다. 그는 소비재·유통 부문 컨설턴트로서 2009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연을 맺은 이후 만 10년간 일렉트로마트·노브랜드·스타필드 등 컨설팅을 하며 ‘전략통’으로 명성을 알렸다. 이에 강 대표는 내년 이마트 대표 자리를 이어나가는 동시에 내년부터는 쓱닷컴(SSG) 대표를 겸직하게 됐다.
양사 대표는 내년 경쟁을 앞두고 어깨가 무거워졌다. 강성현 대표는 점포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것은 물론, 물류센터 전환과 아직 시장에 안착하지 못한 롯데온과도 손발도 맞춰나가야 한다. 강희석 대표도 SSG닷컴 수장까지 겸해 옴니채널을 성공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동시에 롯데마트, 홈플러스 폐점에 따른 수혜를 제외한 자체 성장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특히나 롯데와 신세계의 마트 전략이 유사한 만큼 내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작업의 성과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향후 두 대표의 행보가 주목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