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대변인, ‘김행 1인체제’로 가는 까닭은
남녀대변인 불협화음 양산… 자체평가 크게 작용
2014-06-04 김영욱 기자
[매일일보] 청와대가 당분간 김행 대변인 1인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4일 전해졌다.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기간 중 성추행 의혹 사건을 일으켜 경질된 윤창중 전 대변인 후임을 물색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하자 이같은 방침을 정했다는 후문이다.이에 따라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박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간의 한중정상회담에서의 ‘메신저’ 역할은 김 대변인이 도맡아 할 것으로 보인다.정부의 한소식통은 이날 “윤 전 대변인 사건이 불거진 이후 1주일쯤 지나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일부 인사에게 ‘윤 전 대변인 후임 대변인 후보군에 포함됐다’는 연락을 취했다”면서 “그러나 지난 주말부터 다시 이들에게 전화를 걸어 ‘당분간 김 대변인 1인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고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청와대의 이 같은 결정에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등장한 청와대 남녀 대변인 체제가 여러 사안을 두고 두 대변인이 부딪히면서 불협화음만 양산했다는 자체 평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자칫 호흡이 맞지 않는 신임 남자 대변인이 인선될 경우 정권 초반 여러 악재로 흔들린 박근혜정부 홍보에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앞서 3일 이남기 전 홍보수석이 윤창중 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지 12일 만에 내부이동을 통해 선임된 이정현 새 홍보수석은 기자브리핑에서 윤 전 대변인의 낙마로 비어 있는 남성 몫 대변인 선임에 대한 질문에 “정무수석을 포함해 다른 인사에 대해 들은 바 없다”면서 “차츰 파악해서 (김행)대변인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청와대 내에서는 일단 윤 전 대변인 후임으로 남성 대변인을 뽑아 현재의 남녀 대변인 체제는 유지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대변인의 후임으로는 정무 감각을 갖추고, 박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친박(친박근혜)계 인사 가운데 발탁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쳐졌다.이에 따라 그동안 여러 언론인과 대선캠프 출신 인사들의 명단이 박 대통령에게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선임이 늦어지는 이유는 박 대통령 본인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인물이 주변에 없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이같은 인재풀의 한계는 지난 박근혜 정부 100일을 평가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이른바 ‘인사참사’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공석인 남성 몫 대변인 자리에 대해 여성 대변인인 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에는 홍보수석을 없애는 대신로 대변인과 홍보기획관을 수석급으로 두는 것으로 바뀌었지만 2009년 8월 청와대 시스템 개편에서 대변인실과 홍보기획관실을 합쳐 홍보수석실로 부활시켰다.이 때 홍보수석 아래 남녀 공동대변인 체제가 처음 만들어졌지만 1년도 지나지 않은 2010년 7월 대변인을 1명으로 줄이는 것으로 시스템이 재편됐다.대변인을 2명에서 1명으로 줄인 데는 당시 박선규 대변인과 김은혜 대변인 사이에 알력과 신경전이 지속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얘기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