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복귀 하루만에…‘월성원전 자료삭제’ 공무원 영장 청구

감사원 등 “의혹받는 산업부 공무원 3명, 월성 1호기 자료 444건 삭제” 윤석열 검찰총장, 전날 오후 직무 복귀 후 하루 만에 진행

2020-12-02     조성준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검찰이 2일 월성 1호기 원전과 관련한 내부 자료를 대량으로 삭제하는 데 관여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는 이날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과 감사원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A(53)씨 등 산업부 국·과장급 등 공무원 3명의 사전 구속영장 발부를 대전지법에 요청했다. A씨 등은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 직전인 지난해 11월께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삭제를 지시하거나 이를 묵인·방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씨 등의 부하직원 B씨는 실제 같은 해 12월 2일(월요일) 오전에 감사원 감사관과의 면담이 잡히자 전날(일요일) 오후 11시께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사무실에 들어가 약 2시간 동안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444건을 지웠다고 감사원 등은 밝혔다. 이번 영장 청구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날 오후 직무에 복귀한 지 만 하루 만에 곧바로 진행됐다. 앞서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배제 결정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해 전날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조미연 부장판사)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았다. 일각에선 ‘총장이 구속 영장 청구를 승인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영장 청구나 시기에 대해선 대전지검에서 자체 판단으로 처리했다고 보면 된다”며 “대전지검에서는 신속한 신병 확보 필요성 때문에 (영장 청구를)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채희봉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 이번 의혹 사건 관계자에 대한 소환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감사원은 2018년 4월 2일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실이 산업부 공무원에게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추진방안을 (백운규) 장관에게 보고한 후 이를 알려달라’는 연락을 했다고 밝혔다. 백 전 장관은 직원 질책과 보고서 재검토 등 지시를 통해 '한수원 이사회 조기 폐쇄 결정과 동시에 즉시 가동 중단할 것'이라는 취지의 산자부 방침을 정하게 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검찰은 월성 원전 조기 폐쇄 시기 결정 주체와 산업부가 한국수력원자력으로 해당 결정을 전달하는 과정에서의 청와대 관여 여부 등에 대해서도 실체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