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총회장은 왜 교회폐쇄법에 저항하지 않는가?” 규탄 시위

확인 결과 소강석 총회장 주도로 한교총과 함께 대처중인 것으로 밝혀져 평소 친정부적 모습 보여 온 소강석 목사 오해해 벌어진 해프닝 소강석 총회장 “팩트 체크하고, 편협한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길”

2021-12-11     송상원 기자
[매일일보 송상원 기자] 지난 9월 국회에서 통과된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의 내용 중 교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기독교계에서는 이를 ‘교회폐쇄법’이라고 하며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중이다. 문제의 조항은 2020년 9월 29일 신설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3항이다.
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제1항제2호의2의 조치를 따르지 아니한 관리자·운영자에게 해당 장소나 시설의 폐쇄를 명하거나 3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운영의 중단을 명할 수 있다. 다만, 운영중단 명령을 받은 자가 그 운영중단기간 중에 운영을 계속한 경우에는 해당 장소나 시설의 폐쇄를 명하여야 한다. <신설 2020. 9. 29.>
위 신설 조항은 감염병 예방법 위반 시 교회를 폐쇄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에 기독교계에서는 문제를 제기하며 정부에 맞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교계가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역설하는 한편 기독교계 주요 인사들 중 친정부적 성향을 보이며 저항하지 않는 목회자들을 향해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10일 서울 대치동 예장합동 총회회관 앞에서 열린 ‘소강석 총회장 규탄집회’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집회를 개최한 ‘총회를 사랑하는 목회자 성도 연합’ 및 ‘일사각오구국목회자연합(공동대표 윤치환 목사)’은 한국기독교계에서 장자교단으로 평가되고 있는 예장합동 교단과 소강석 총회장에게 정부에 강력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일사각오구국목회자연합 공동대표 윤치환 목사(안산사랑의교회, 예장합동 평서노회)는 “개정된 법안은 교회를 폐쇄할 수 있는 악법이라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교회폐쇄법이 분명하니 이에 대해 교단적으로 대처해야 하는데 소강석 총회장은 저항하지 않고 정부와 타협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총회와 소강석 총회장은 각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치환 목사는 소강석 총회장을 향해 “문재인 정권에 비위 맞추고 타협하고 아부하는 것을 버려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권을 강하게 흔들어 교회에 해를 주는 악법을 저지하는데 총회장이 목숨 걸고 싸워주길 바란다”고 했다. 안산시기독교총연합회 회장 장한묵 목사(안산성림교회, 예장합동 서울강남노회)도 연대발언을 하며 “기독교의 생명인 목숨과 같은 예배를 비대면으로 드릴 수 없다고 건의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런데 장한묵 목사는 집회 후 전화를 걸어 질의하자 윤치환 목사의 말만 넣고 자신이 집회에서 한 말은 넣지 않아도 된다고 하며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주장에 대해 소강석 총회장에게 묻자 그는 자신의 입장을 적은 글을 보내왔다. 소강석 총회장은 “이번 개정안은 교회 폐쇄를 위해 만든 법이 아니지만 문제 조항인 ‘시설과 장소’가 있기 때문에 우리 총회와 한교총이 문제제기와 함께 재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 이 법은 코로나 확산 중에도 특정 집회들이 많이 강행돼서 여야가 합의해 개정한 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나도 9월 총회를 준비하느라 몰랐고 당시 각 교단 총회장들도 몰랐을 것 같다. 나를 대신해 대외활동을 하는 박요셉 목사도 몰랐다고 한다. 그 후 비슷한 개정 법안들이 60개 이상이나 발의됐는데 내가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교회법학회가 법안을 분석해 검토의견서를 국회 여야지도부와 법사위 및 정부에 전달했다”면서 ‘교회폐쇄법’으로 알려진 법안에 대해 적극 대처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어 소 총회장은 “이 일로 나도 모르는 사람들이 우리 총회본부와 우리 교회 앞에서 시위를 하고 갔다고 들었다. 왜 교회폐쇄법에 대해 이 정부와 싸우지 않느냐고 말이다. 그러나 진정한 싸움은 먼저 팩트와 향방을 바로 알아야 하고, 싸움에는 단계가 있는 것이다. 손자병법에도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라고 했다”면서 “너무 편협한 시각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자기의 독선적 신념만 앞세워서는 안 된다”고 했다. 종합해보면 이번 상황은 ‘총회를 사랑하는 목회자 성도 연합’과 ‘일사각오구국목회자연합(공동대표 윤치환 목사)’이 팩트 체크를 하지 않은 채, 평소 문재인 정권에 호의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 온 소강석 총회장을 오해해 벌어진 해프닝으로 보인다. 이번 상황과 관련해 소강석 총회장은 “이제 총회장이 된지 두 달이 겨우 넘었는데 10개월이 언제 지나갈까 막막할 때도 있다”면서 “대사회적 리더십을 잘 발휘해야 할텐데 그것도 힘이 부친다. 그러나 하나님이 은혜 주시면 할 수 있으리라 본다. 교계가 우리만의 이너서클(동질집단)을 극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트러스트(이질집단)형성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