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보이스피싱, 의심만 잘해도 막을 수 있습니다”
올해 가족·지인·사칭한 금융사기 범죄 기승…피해금액만 297억원
2021-12-11 홍석경 기자
◇한번 인출되면 거의 찾기 어려워…스스로 의심하는 게 가장 효과적”
정은경 대리가 강조한 피싱 사기 예방법은 출처가 불분명한 전화를 받았을 땐 ‘무조건 의심해라’다. 단순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사실 그렇지도 않다. 피싱 범죄에 노출된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심리적인 압박을 이기지 못해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피싱 사기에는 가까운 지인이나 자녀, 친구 등이 이용된다. 말투와 행동이 평소와 분명하게 다르더라도 가족이라고 강조하면 심리적으로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 특히 피싱에 속아 한번 계좌에서 자금이 인출될 경우 다시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일선 경찰서에선 피싱 범죄를 당하더라도,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수사에 착수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1차적으로 계좌주인이 대량 인출에 앞서 한번 더 신중하게 판단하는 방법밖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다. 피싱 사기는 보통 고령층이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연령대가 다양했다는 게 정 대리의 경험이다. 그는 의심스러운 전화를 받고 계좌 해지에 나설 때는 꼭 금융사의 인출절차를 따라 달라고 당부했다. 정 대리는 “꼭 고령층에만 피싱범죄에 취약한 게 아니다. 그간 발생했던 보이스피싱 사례들을 살펴보면 20·30·40대 등 다양한 연령대에서 보이스피싱에 속아 찾아오는 고객들이 많았다”면서 “계좌 해지 시 100% 현금으로 찾아가겠다는 고객은 드물다. 현금을 대량으로 인출하는 과정에서 금융사가 안내한 데로 따라 준다면 보이스피싱으로부터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금융사의 자체 대응 역시 매우 중요하다. 상상인저축은행 전 지점은 평소 보이스피싱에 대응하기 위해 범죄예방 교육과 훈련을 정기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2017년 용인시 수지지점과 2018년 양안시 평촌지점에도 각각 5000만원, 3000만원에 해당하는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인지해 차단하는 등 지금까지 1억여원에 가까운 피해를 예방했다. 정 대리는 “최근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워지자 피싱사기에 대한 우려가 저축은행에서도 커지고 있다”면서 “아침 조회마다 팀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보이스피싱에 대한 교육을 어느 때보다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다음과 같이 대응하세요” 소비자 행동요령 안내
금감원도 보이스피싱에 노출됐을 경우 대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채널을 안내하고 있다. 가족이나 지인 등이 문자나 메신저로 금전 및 개인(신용)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신원 확인을 위해 반드시 유선통화로 확인하고, 핸드폰 고장, 분실 등의 사유로 연락이 어렵다고 하면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므로 주의해 메시지 대화를 중단해야 한다. 출처가 불분명한 앱 설치 유도할 경우에는 더욱 더 조심해야 한다. 자녀 등 지인을 사칭해 원격조종 앱 등 악성앱 설치를 유도할 수 있으므로 앱 설치 요구 시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 만약 악성앱을 설치한 경우 스마트폰 보안 상태 검사를 통해 삭제하거나 핸드폰 포맷 및 초기화를 진행해야 한다. 만약 보이스피싱에 속아 계좌에서 이체가 발생했다고 하면 금융사 콜센터나 금감원 콜센터(☎1332)에 전화해 해당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요청 및 피해구제신청을 접수하면 된다.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www.payinfo.or.kr)에 접속하면 본인도 모르게 개설된 계좌 또는 대출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금감원은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의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개인정보 노출사실을 금융사가 공유해 본인 확인에 더욱 주의토록 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 밖에 본인이 알지 못한 핸드폰 개통 여부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서 운영하는 명의도용방지서비스에 접속해 가입 사실 현황을 조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