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 회사채 일반투자자 손실 불가피

금융당국, 정책금융기관 활용 회사채 매입 방안 검토

2013-06-09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STX팬오션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회사채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법정관리로 돌입하면 모든 채무가 동결되고 회수율 마저 극히 낮기 때문이다.9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만기가 남아있는 STX팬오션 공모 회사채 규모는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시기 별로 올해 10월 2000억원을 비롯해 내년 상반기 3000억원, 내년 하반기 2500억원, 2015년 상반기 350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이 중 일반투자자들이 보유한 회사채는 9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000억원은 금융기관이 투자했다.STX팬오션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기존 채무는 모두 동결되고 채무조정이 일어나게 된다. STX팬오션은 용선료채권을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정상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웅진홀딩스의 경우 투자자들은 투자금액의 70%를 현금으로 돌려받고 나머지 30%는 출자전환 주식으로 받았다. 그나마 웅진홀딩스는 코웨이 매각자금을 토대로 출자전환 비율이 낮았지만 동종업계인 대한해운의 경우 회생채권자 출자전환 비율이 90%에 달했다.STX팬오션이 지난 3월말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760억원인데 비해 부채는 5조5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은 어느 정도의 손실 부담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금융당국은 이번 STX팬오션 사태가 회사채 시장 경색으로 이어질 지 여부에 대해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실제로 지난 7일 STX팬오션 법정관리 소식이 시장에 알려지자 개인투자자들 소액채권 매매거래에서 STX팬오션의 채권 금리가 13~15% 포인트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문제는 STX팬오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관련업계 전반적으로 금리 상승 영향이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지난해 웅진사태 이후 이번 STX팬오션 법정관리 신청으로 업황이 불안한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련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만간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류희경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지만 예전 비슷한 사안에 대해 해당 기업 10%, 산은 등 은행들이 20%, 신용보증기금이 70% 인수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