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백신이 먼저...확보 현황·도입 시점 공개하라" 파상공세
김종인 "백신 확보 의혹 진상 밝히는데 주력할 것"
윤건영 "상상못한 최악 상황 시작일수도" 위기감
2021-12-14 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지난 주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0명을 넘으면서 대규모 재확산 국면에 접어들자 야당은 백신 확보 미흡과 병상 부족 등 정부의 '방역 실패'에 대한 파상공세에 나섰다. 이에 친문 인사들은 '우리들 탓'이라며 문 대통령 감싸기에 나섰다.
❚野 "K방역 실패 사죄하라"
코로나19 대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4일 국민의힘은 정부의 '방역실패'를 꼬집으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코로나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국민이 혼란에 빠졌다"며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정부가 자랑하는 K방역이라는 것은 이제 한계에 봉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일주일을 예견하지 못하는 발언을 하는데 국민은 이제 무엇을 믿어야 할지 상당히 의아해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백신과 관련, "미국·영국은 접종이 시작된 반면, 우리는 백신 개발과 구매도 제대로 안된 것인가. 대통령과 정부는 K방역 실패 사죄하라"고 했다. 또 "대통령은 지난 3월 백신 개발을 공언했는데 백신 개발 진행 상황에 대해 국민에게 소상히 보고해야 한다"며 "우리는 백신 확보에 대한 문제점, 의혹의 진상을 밝히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 자리에서 "코로나19 종식에 필요한 건 백신, 병상, 의료진이라고 하는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준비된 게 없다"며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국민의힘 회의장에는 '백신이 먼저'라는 백드롭 문구가 걸렸다. '사람이 먼저'라는 현 정부의 구호를 패러디한 비판 문구다.
❚野, 코로나 5개 사항 요구
국민의힘은 이날 정부의 백신 확보 미흡과 병상 부족 등을 꼬집으며 정부를 향한 5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 상반기 전 국민 코로나19 백신접종 완료를 목표로 모든 수단과 방법 총동원 △의료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코로나19 대응 '민관합동 총괄 컨트롤 타워'구성 △코로나19 '병상 확보를 위한 긴급 대책과 의료기관 지원책'으로 병상확보비 등 특단의 대책 조속 마련 △보여주기식이 아닌 선제적 코로나19 '신속진단 대량선별검사' 조속 시행 △의료인력 확보를 위해 의사 국가고시 문제 해결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위는 정부를 겨냥, "국민들은 지금까지 정부의 방역지침대로만 준수하면 코로나가 조속히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이 순간까지 버텨왔다"며 "생업을 중단하는 등의 손해와 불편을 감수해왔지만, 오히려 정부는 해야 할 일은 손 놓고 있었음이 이번 백신 부족 사태에서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與 친문 "8회까지 잘 싸웠는데"
정부여당을 향한 야당의 파상공세가 이어지자 친문 인사들은 문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섰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대의 위기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이래, 가장 큰 파도가 몰려오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최악의 상황이 시작될 수도 있다"면서도 "마치 기회라도 만난 듯 'K-방역'의 문제점을 지적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분명 우리는 잘 해 왔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이어 "야구로 치면, 8회까지 잘 싸워 왔다. 누가 뭐래도 그것은 확실하다"며 "남은 9회가 위기 속에 시작되고 있지만, 지금은 감독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가는 경기가 끝나고 하자. 경기 중에 감독을 흔들지 말아야 한다"며 "지금은 감독에게 경기 운용의 전권을 줘야 한다"고 했다.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확진자가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늘고 있다. 더이상 방역 당국의 노력으로만 확산세를 막기는 어려워진 것 같다. 그리고 그건 우리들 탓이다"라며 "사람들은 정부가 방역 단계를 빨리 올리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다. 하지만 정부 탓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나부터 문제"라고 했다. 주 최고위원 글을 본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그의 글을 링크시킨 뒤, "먼저 나부터!"라고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