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부동산 대책 닮아가는 K방역

2020-12-14     송병형 기자
송병형
코로나가 창궐하기 전 지난해 연말 우리사회 최대 화두는 부동산이었다. 지난해 11월 19일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거듭되는 고강도 규제 대책에도 부동산 가격이 잡히지 않자 국민들은 걱정이 태산이었지만 대통령은 자신만만했다. 대통령은 “(취임 후) 대부분의 기간 부동산 가격을 잡아왔고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됐다”며 “지금 서울 쪽 고가주택,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다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데 정부가 강도 높게 합동조사하고 있으며 정부는 여러 가지 방안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방법으로 못 잡으면 보다 강력한 여러 가지 방안들을 계속 강구해서라도 반드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했다. 특히 대통령은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이 있다고 장담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지금에도 아직까지 대통령의 호언장담은 허언에 머물러 있다. 또 간신히 24번째 대책을 짜낸 정부는 부동산 대란에 우왕좌왕하고 있다.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 사태는 현재 부동산을 뛰어 넘는 국가적 위기가 됐다. 1차 대구 위기와 2차 광화문 집회 위기를 넘긴 대통령의 자신감은 지난해 부동산 때에 못지않았다. K방역과 OECD 성장률 1위라는 성과는 자신감의 원천이었다. 대통령은 스스로 “방역과 경제 사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10월 28일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이제는 방역에서 확실한 안정과 함께 경제에서 확실한 반등을 이루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그 말이 무색하게 11월 19일부터 수도권에 1.5단계, 같은 달 24일부터 2단계, 12월 7일부터 2.5단계로 연거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됐다. 그럼에도 대통령의 자신감은 여전했다. 대통령은 12월 9일 수도권방역회의 긴급점검회의에서 “드디어 백신과 치료제로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했다. 그리고 불과 사흘 뒤 대통령의 SNS에는 “정부가 국민들의 큰 불편과 경제적 피해를 감수하면서 방역강화 조치를 거듭하고서도 코로나 상황을 조속히 안정시키지 못해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또 “불안과 걱정이 크실 국민들을 생각하니 면목 없는 심정”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다음날 대통령은 중대본 회의에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 “절체절명의 시간”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부동산 대란의 근본적인 해법은 공급대책이다. 그러나 정부는 “공급은 충분하다”며 수요 억제 대책에 올인하다 24번째 대책을 짜내는 단계가 되자 슬그머니 공급대책으로 돌아서더니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11월 30일 김현미 국토부 장관 국회 발언)는 말을 했다. 코로나는 백신이 근본적인 해법이요, 당장은 병상 확보가 중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관건으로 꼽힌다. 그러나 백신 확보에 느긋하던 정부는 백신 접종 개시 시점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있고, 병상 확보에 대해서는 “2025년까지 병상 5000여 개 확충”이라는 황당한 소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