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이디야', 독주체제 굳히나
정부규제 수혜…국내 점포수 카페베네 추월
2014-06-09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토종 커피전문점 ‘이디야’의 반격으로 커피전문점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커피믹스를 포함한 국내 커피시장은 4조원대 규모로 ‘커피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이 가운데서도 커피전문점이 차지하는 규모는 2조4000원대로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9일 업계에 따르면 이디야는 3월 말 기준 점포 수 860여개로 카페베네(850개)와 엔젤리너스(824개)를 제쳤다. 이후 계속해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2001년 문을 연 이디야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카페베네에 밀렸다.이디야가 공격적으로 점포 수를 늘릴 수 있었던 것은 규제의 법망을 피했기 때문이다.이디야는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 브랜드의 커피 가맹점 간 500m 이내 신규 출점 대상에서 제외돼 상대적으로 규제를 받는 경쟁사들 사이에서 반사이익을 본 셈이다.가맹점 수 100개 이상, 커피사업부문 매출 500억원 이상인 정부 규제에 들어간 프랜차이즈 업체는 카페베네와 할리스커피, 탐앤탐스, 투썸플레이스, 엔제리너스 등 5곳이었다.이디야는 매출이 2011년 기준 매출 245억원으로 규제 대상에서 빠졌고, 직영점 체제인 스타벅스, 커피빈 등 외국계 업체들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업계는 이디야의 가파른 신규출점 행보와 관련 정부 규제에서 자유로운 점도 한몫했지만, 매장이 작아 창업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이디야의 경우 카페 규모를 7~8평 수준으로 유지해 점포 임대와 인테리어비용 등 경비를 최소화해 가맹점주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창업 전략을 펼쳐왔다.또한 타 브랜드들과 동일한 메뉴를 유지하되 경쟁사들에 비해 다소 저렴한 커피 값도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실제로 국내 커피전문점 가운데 ‘이디야’의 커피 가격이 가장 저렴한 편이다.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커피품목인 아메리카노의 경우 이디야가 2500원으로 가장 싸고 탐앤탐스 3600원, 카페베네 3800원, 할리스·스타벅스·엔젤리너스는 각각 3900원이다. 커피빈은 4300원으로 가장 비싸다.카페라떼 가격의 경우도 이디야가 2800원으로 동종업계들 가운데 가장 싸다.업계에서는 토종 커피 브랜드 최초로 스틱 원두커피 시장에 진출한 이디야가 올해 1000호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이디야는 이 같은 상승세를 유지하며 국내 1위를 굳히겠다는 전략과 함께 향후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사업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특히 오는 9월 태국에 커피전문점 5개를 동시 개점한 뒤 내년 말까지 50개의 가맹점을 열 예정이며, 연말까지 중국의 대형마트 내에 매장을 열고 중국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