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6년~8년 걸리던 ‘호박 육종 기간’ 절반 이하로 단축
대량 분자표지 세트 개발로 디지털 육종 지원
2021-12-15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은 기존에 6년~8년가량 걸리던 호박 품종 개발 기간을 3년 이하로 줄일 수 있는 ‘첨단 육종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새로운 호박 품종 개발을 위해서는 여러 차례 교배를 통해 품종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없애는 ‘여교배 육종법’을 이용한다. 그러나 이 육종 방법은 모종을 심고 가꾸며 선발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해서 6년~8년가량의 시간이 들고, 특히 박과 채소는 덩굴지어 자라는 작물 특성상 많은 재배 면적과 노동력이 든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품종 개발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대량 분자표지 세트’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호박 색깔과 모양 등 다양한 형질 특성에 따라 동양계 38개, 서양계 40개의 호박 핵심 계통을 선발했으며, 이어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동양계 219개, 서양계 240개의 분자표지 세트를 만들었다.
분자표지 세트는 호박 DNA 정보를 장비로 분석해, 앞으로 나올 호박 특성을 이른 시기에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하나하나 심어보지 않고 다음 세대를 예측할 수 있어 품종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전보다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으며, 호박 재배에 드는 토지와 노동력도 절감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이 새로 개발한 ‘대량 분자표지 세트’를 민간 종자 기업의 육종 소재 호박 95점 품종에 적용한 결과, 우수 품종 형질을 조기에 선발하는 것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농촌진흥청은 정부혁신에 따라 이번 ‘호박 대량 분자표지 세트’를 오는 2021년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이전하고, 종자산업진흥센터를 통해 민간육종연구단지 입주기업, 연구기관 등에 보급해 국내 디지털 육종 사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이우문 채소과장은 “지난해 오이 분자표지 세트 개발에 이어 이번 호박 첨단 육종기술 개발로 박과 채소의 육종 플랫폼 구축을 일부 완료했고, 앞으로 수박 등에도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