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강준호 기자] 음주 상태로 사우나 불가마에서 잠을 자던 중 사망하면 보험사가 상해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결정이 나왔다.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평소 건강한 화물차 운전자 A씨가 저녁 늦게 술을 마신 후 사우나 불가마에서 잠을 자다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상해보험에서 정한 보험금 3000만원을 지급하라는 10일 결정했다.이 사건에서 유족은 부검을 원하지 않고 타살 혐의도 없어 경찰에서는 불가마의 높은 온도(약 74℃)에 의해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했다.그러나 보험사는 A씨에게 상해 사고로 볼만한 외상이 없고 사망원인도 불분명하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분쟁조정위는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상해를 입었을 때 그 상해로 인한 손해를 보상한다’고 규정한 약관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결정했다.이번 사고가 사망자가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생했기에 약관이 요구하는 급격성이 있으며 질식사고는 사망자가 원하지 않았던 결과이고 체질적인 요인에 의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우연성과 외래성도 있다고 분쟁조정위는 판단했다.아울러 건강한 사람도 고온의 사우나 불가마에서 장시간 수명을 취할 경우 사망할 위험성이 높다라며 보험사가 의학적으로 사망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는 이유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을 부당하다고 설명했다.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상해 원인에 대해 구체적인 증빙이 없더라도 사고 개연성이 충분하다면 상해사고로 볼 수 있다고 해석해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책임을 폭넓게 인정한 사례”라며 “그동안 부검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망원인을 밝힐 수 없기 때문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보상 관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