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리스크' 금융권 부담 눈덩이
STX그룹 금융권 익스포져 11조6000억
2013-06-10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STX팬오션 법정관리 신청으로 STX팬오션 채권단은 최대 4000억원이 넘는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10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STX팬오션에 대한 은행권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 합계는 4981억원으로 나타났다.산업은행이 2450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우리은행 866억원, 농협 760억원, 하나은행 746억원, 신한금융투자 116억원, 대우증권 99억원 등의 순으로 많았다.법원이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을 수용할 경우 모든 채무가 동결, 만기 연장, 이자감면 등의 조정이 이뤄지게 돼 채권이 일정부분 상각될 수 밖에 없어 채권단은 이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설정해야 한다.STX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신청해 채권단은 해당 여신을 ‘회수의문’으로 분류해 충당금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은행은 대출을 회수위험 정도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가지로 분류하고 ‘정상’의 경우 충당금 적립률이 0.85%지만 ‘고정’은 20%로 높아진다. 회수의문의 경우 50% 이상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이에 따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해 금융권이 적립해야 할 대손충당금은 최소 2490억원으로 전망된다.문제는 STX팬오션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STX그룹 전반으로 유동성 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는 것이다.10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2015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STX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규모는 모두 2조8600억원이다.계열사별로 STX팬오션이 1조1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STX조선해양 7300억원, 지주회사인 STX 4400억원, STX에너지 2500억원이다. 여기에 STX엔진 2000억원, STX중공업과 STX솔라는 각각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만기 도래 연도별로 보면 올해 5800억원,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1조3300억원, 9500억원으로 집계됐다.당장 다음달에 STX조선해양 1000억원, STX 8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지난달 말 STX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강등한 바 있다.금융권에서는 STX팬오션뿐만 아니라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진행 중인 STX그룹 계열사인 (주)STX,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STX엔진 등에 대해서도 미리 대비하고 있다.해당 기업들의 대한 여신이 아직은 요주의 여신이지만 요주의 충당금 최대 적립비율 19%를 뛰어넘는 50% 수준의 충당금을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의 STX그룹 익스포져는 산업은행 3조8800억원, 수출입은행 2조4800억원, 농협은행 2조2200억원, 우리은행 1조5400억원 등 총 11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김익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TX팬오션 법정관리 신청으로 은행들은 사실상 팬오션에 대한 여신 회수가 어려워져 손실이 불가피 할 것”이라며 “여기에 다른 계열사들의 연쇄적인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