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교선 현대百 부회장의 통큰 장인 사랑

2014-06-10     황동진 기자

[매일일보]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장인 사랑이 재계에 화제다. 정 부회장의 장인은 자동차부품업체인 대원강업의 허재철 회장이다.

상장회사인 대원강업은 정 부회장의 백부인 정몽구 회장이 운영하는 현대자동차그룹 등을 주 거래처로 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대원강업에 있어선 한다리 건너 사돈기업인 셈이다.그런데 이 회사는 지난해 2대주주 고려용접봉과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며 고초를 겪었다.이때 정 부회장은 어려움에 처한 장인을 구하기 위해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현대홈쇼핑 계열사인 현대쇼핑과 금강에이앤디를 동원해 대원강업 지분을 잇따라 매입했다.두 회사의 매입 비용을 금전으로 환산하면 330억원이 넘는다.사위의 아낌없는 지원에 힘입어 대원강업의 주가는 M&A설이 돌기 직전 5000원대에서 7000원대로 반등했다. 현재 대원강업은 정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속적인 지분 매입에 힘입어 7800원선을 형성하고 있다.하지만 여전히 대원강업은 적대적 M&A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때문에 현대홈쇼핑 주주들 사이에서는 대원강업 지분 투자는 현대홈쇼핑의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더욱이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사상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국세청으로부터 세금폭탄을 맞았는가 하면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논란과 정지선 회장의 국정감사 불출석 재판 등으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과유불급(過猶不及)란 말이 있다. 정도를 지나침은 도리어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의미다.정 부회장의 장인 사랑을 탓할 수는 없겠지만, 기업가치를 훼손 할 정도의 사랑은 사랑이 아닌 맹목적 퍼주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