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임 고공행진…해운업계, 올해 최대 실적 달성하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 2009년 10월 집계 이후 최고치
HMM,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SM상선도 영업익 1200억 달성 유력
2020-12-21 박주선 기자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해상운임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내 해운사들의 실적 기대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 올해 2‧3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HMM은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되고 SM상선 역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8일 2411.82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100.11포인트 올랐다. 집계를 시작한 2009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금요일마다 새 지수를 발표하는 SCFI는 지난달 6일 이후 매주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 초 SCFI가 800~900선에 머물렀던 것을 고려하면 1년도 되지 않아 3배 가까이 폭등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3000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운임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글로벌 해운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반 운항 선박을 크게 줄였지만, 물동량이 예상만큼 줄지 않으면서 컨테이너를 실을 선박이 부족해진 탓이다. 최근에는 연말 성수기를 맞아 물동량이 더욱 급증하면서 컨테이너선에 이어 물건을 싣는 박스까지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유례없는 호황에 해운사들의 실적 전망은 밝다. HMM은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HMM은 컨테이너 해상 운송이 매출의 약 87%를 차지해 컨테이너 운임에 실적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앞서 지난 2분기 13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1분기만의 흑자전환에 성공한 HMM은 3분기에도 2771억원의 흑자를 냈다. 업계에선 HMM이 올해 연간 흑자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HMM은 4분기 연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4% 증가한 2조300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4090억원 수준일 것”이라며 “영업이익은 기존 전망치인 3045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SM그룹 해운부문 주력 계열사인 SM상선도 올해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 연말 창사 이래 최대실적인 12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SM상선은 2016년 한진해운이 파산한 뒤 미주·아주노선을 인수해 출범한 회사다.
SM상선은 지난 3분기 해운부문 별도 기준 영업이익 404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분기 영업이익 최대치를 달성한 바 있다. 해운부문 누적 영업이익은 이달 초 1000억원을 넘어섰다. SM상선 관계자는 “이런 추세로 볼 때 올 연말까지는 약 1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소 내년 1분기까지 운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 해운업체 하파그로이드는 아시아지역의 컨테이너 부족 사태가 최소 6~8주간 계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방 연구원 역시 “미주 노선 운임 강세가 유럽 등 기타 노선으로 확산되고 있는 양산으로 물동량 강세와 컨테이너 박스 부족 이슈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4월까지 현 시황이 이어질 경우, 고정계약 단가 역시 상승해 안정적 이익 모멘텀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