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플러스 코리아] LNG선으로 바다를 장악하는 韓 조선

조선 3사, 독보적 기술력으로 중국‧일본 제쳐  지난해 전세계 대형 LNG선 점유율 73% 달성 

2021-01-01     박주선 기자
현대중공업이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을 독식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조선 3사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일본 조선사들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건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격차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1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 등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전세계에서 발주된 대형 LNG선 63척(12월 28일 기준) 가운데 46척을 수주했다. 한국조선해양이 21척을,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19척과 6척을 수주해 73%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한 것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 몇 년간 LNG선 시장 점유율 80~90%를 유지하며 독식해 왔다. 지난 2018년 전 세계 발주된 76척 중 67척을 수주했고, 2019년에도 61척 중 49척을 따냈다. 조선 3사가 LNG선 강자로 떠오른 이유는 독보적인 기술력 덕분이다. LNG선은 평균 선가가 1억8600만달러(17만4000㎥ 기준·2060억원)에 이르는 고가 선박으로, 수익성은 높으나 높은 수준의 건조 기술력이 필요하다. 국내 조선사들은 선체와 화물창을 일체화한 ‘멤브레인’ 타입을 개발해 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 LNG선 시장을 지배해왔다. 특히 화물창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증발 가스를 100% 다시 액화해 화물창에 집어넣는 ‘완전재액화시스템(FRS)’은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기도 하다.
(왼쪽부터)
경쟁사인 중국 조선사와 비교해 생산능력에서도 월등히 앞선다. 중국 후동중화는 LNG운반선 연간 생산능력이 5척 수준인 반면, 조선 3사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50척 수준에 달한다. 중국 조선사들은 지난 몇 년 전부터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술력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후동중화가 2018년 건조했던 LNG선은 엔진 고장으로 19개월 만에 폐선 처리되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는 조선 3사가 카타르 측과 LNG선 100여척에 대한 슬롯 계약(본 계약 전 도크계약)을 체결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또 한 번 입증하기도 했다. 계약 규모는 700억 리얄(약 23조6000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 수준으로, 본계약 체결은 내년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카타르 프로젝트 외에도 LNG선이 친환경 선박으로도 주목받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코로나19 종식 이슈가 겹친다면 한국 선박에 대한 건조 의뢰가 더 많아질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기적으로 2025년까지 향후 5년간 LNG선 발주는 연평균 50척 이상으로,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연평균 44척 발주된 수치를 넘어서며 최대 호황기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노후 LNG선의 교체 수요와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등 여러 다른 선종에서 LNG를 선박의 추진연료로 채택하는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면서 “LNG선 건조 경험이 월등히 높은 한국 주요 조선소의 수주 차별화가 부각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