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업황 불안에 100여명 인력감축

삼성그룹 업황 악화 사업군 중심 인원 정비

2014-06-12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삼성증권이 100명 가량의 직원을 그룹 관계사 전환 배치를 통해 감축한다. 극심한 업황 악화로 몸집 줄이기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12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대리·과장 직급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관계사에 전출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해당 인원을 그룹 내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 화재, 카드, 자산운용 등으로 보낼 방침이다.삼성증권은 이번 배치를 통해 100여명을 줄일 예정이다. 현재 삼성증권의 총 직원은 3000명 가량으로 이 중 대리·과장 직급은 1000명 내외다.삼성증권 관계자는 “이전부터 관계사간 전배는 일상적인 상황에서 이번만 대규모로 시행되는 것”이라며 “업황 악화로 회사 몸집 줄이기 과정에서 희망퇴직이나 인위적인 감원이 아니라 다른 금융계열사에서 부문별로 겹치는 업무에 대한 수요가 있어 단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정확한 인원은 수요조사가 끝나고 관계사와 조율해봐야 결정될 것이지만 100명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삼성증권 인력 감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증권업황이 악화되기 시작한 지난 2011년 말 100명을 희망 퇴직시킨 것을 비롯해 지난해 2월에는 홍콩법인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지난해 삼성증권의 영업이익은 22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1.2%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삼성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악화 여파가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며 “그나마 자산관리 등 수익원이 타 증권사에 비해 다변화 돼 있지만 현재의 거래대금으로는 실적 호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관련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을 시작으로 구조조정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주목하고 있다. 점포 통폐합 등으로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는 증권업계가 본격적인 인력 감축에 나서지 않겠냐는 것이다.이미 지난해 동양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중심으로 강력한 인적 구조조정이 나온 바 있다. 동양증권은 최근 1년 사이 전체 임직원의 10%에 달하는 291명이 직장을 떠났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229명을 내보냈다.한편 이번 삼성증권 인력 배치를 그룹 내 조직 정비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공통되는 사업을 한데 묶고 정리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업황이 부진한 사업군이 주요 대상이다.삼성그룹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삼성중공업 건설사업부를 축소하고 관련 인원을 삼성에버랜드 건설사업부로 배치시킨 바 있다.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업황이 부진한 사업군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인원 정비가 시행되고 있다”며 “공통되는 사업을 묶고 정리하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