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 코리아] “자영업자 무너지면 그 다음은 임대사업자와 금융”
코로나 양극화 속 자산시장 과열...연쇄적인 신용경색 경고음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버텨내기 힘들고 자영업자가 무너지면 그 다음은 임대사업자, 그 다음은 금융일 것입니다.”
30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같은 경고를 담은 청원글이 게시돼 있다. ‘확진자가 줄지 않는 이유를 국민들은 알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다.
지난 한 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정부의 추가경정예산만 4차례 풀릴 정도로 시중에 유동성이 넘쳐났다. 지난 9월 기준 광의통화량(현금과 예금, 현금화가 수월한 금융상품의 합계)은 3115조원에 달해 전년 12월(2914조원)보다 200조원 이상 증가했을 정도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돈을 소비하고 싶어도 소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몰리는 현상이 계속됐다. 이는 연쇄적인 신용경색 사태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최근 발간한 ‘코로나19 위기 이후의 성장불균형 평가’ 보고서에서 “만약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취약계층의 부진이 심화되어 실업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시장의 기대도 빠르게 조정되어 자산가격이 하락할 경우에는 현 충격이 금융부문으로까지 전이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 위기는 이전 금융위기와는 달리 실물경제 부진 속에 주가 등 자산시장은 팽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이어져 취약계층 타격이 가중될 경우 실업 확산과 신용 경색이 연쇄 발생하게 되고, 자산가격이 급락해 가계부채가 부실화 될 수 있다는 경고다.
한편 실물경제가 K자형 양극화를 보이는 상황에서 자산시장 과열은 양극화를 심화시키기도 한다. 자동화나 디지털화로 자본심화가 가속화되면 경제적 과실이 자본 부문에 더 편중되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과열은 이 같은 부의 편중을 더욱 키운다. 실제 지난 한 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양극화 절벽’을 방불케 하는 불균형 심화가 진행됐다. 특히 정책 실패가 더해지면서 ‘영끌’(집을 사려 영혼까지 끌어모은다)이나 ‘빚투’(집값이 오를 것을 예상하고 빚까지 내 투자하는 현상)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과열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