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특별한 원인 없이 극심한 통증을 발생시키는 어깨질환, 석회화건염

2021-01-03     한상엽 광명21세기병원 정형외과 원장
한상엽
찬바람이 코끝을 시리게 만드는 겨울이 찾아오면 근육과 관절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기온이 낮아지면 관절 주위의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뼈와 뼈 사이에서 윤활 작용을 하는 관절액이 굳어 평소보다 통증에 예민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깨 통증 역시 예외가 아니다. 어깨에는 어깨 관절뿐 아니라 인대와 근육, 활액낭, 신경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러한 구조물에 무리가 가거나 이상이 생긴 경우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흔히 알고 있는 오십견을 시작으로 회전근개파열, 관절염 등 다양한 질환이 어깨 관절에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 되거나 통증의 원인을 짐작할만한 외상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도 극심한 어깨 통증이 나타났다면 석회화 건염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석회화건염은 어깨 관절을 덮고 있는 근육인 회전근개 주변으로 석회질이 침작하여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비교적 흔한 질환이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발생 원인이 밝혀진 바 없으며 건 조직의 저산소증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보고있다. 석회화건염은 석회화 전기, 석회화기, 석회화 후기를 거치는데 각 단계에 따라 통증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특히, 갑작스런 어깨의 극심한 통증은 석회화기에 해당하는 흡수기에 발생된다. 이때 석회 침착은 크림이나 치약 같은 형태를 띠며 강령한 화학작용을 유발하고 짧은 시간 내에 급속한 팽창을 통해 어깨 힘줄의 압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석회화건염이 발생되면 어깨와 팔의 피로와 만성통증, 회전운동 시 통증, 운동제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병이 발생했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통증이 발생되는 것이 아니고 통증이 심한 흡수기 단계를 지나고 나면 차츰 증상이 좋아지는 경향이 있어 처음에는 약물치료 및 주사치료, 체외충격파와 같은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체외충격파란 통증이 발생한 부위에 외부로부터 1000~1500회의 강한 충격을 가하여 깊숙한 위치까지 에너지를 도달하게 하는 치료법으로 혈관생성이 활발하게 일어나 혈류랑이 증가하고 손상된 조직 재생이 촉진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석회화건염의 체외충격파 치료효과에 대한 학술자료를 살펴보면 약물치료, 운동용범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던 석회화건염 환자들에게 체외충격파를 실시하여 석회결절이 사라지거나 감소한 것을 확인한 결과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만큼 지속적인 통증이 발생되거나 결절의 크기가 너무 커 주변 힘줄을 압박하고 손상을 유발하고 있는 경우라면 관절경을 활용하여 직접적으로 석회결절을 제거할 수 있다. 관절경적 수술은 최소 침습 수술이라는 자체로 수술 후 통증완화와 조기 기능적 향상이라는 이점을 갖고 있다. 또한 초소형 카메라를 관절 내부에 삽입하여 병소를 직접 확인하며 진단과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석회화건염 치료에 있어서도 관절경적 수술진행 시 석회결절 제거와 함께 손상된 힘줄에 대한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석회화건염은 특별히 호발되는 연령층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주로 30~50대에서 나타나고 있고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호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50대에 이러한 어깨통증이 발생되면 오십견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오십견과 석회화건염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므로 자가진단을 통해 병을 진단하고 민간요법과 같은 치료에 의존해서는 통증의 원인을 잡아낼 수 없다. 치료의 첫 걸음은 정확한 진단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증상이 발생됐을 때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과 함께 체계적인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