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옹호하면 "너도 사쿠라냐" 강성 친문들 문자폭탄
與 의원들도 거리두기...임기 막판 레임덕 우려
野선 "친문 패권주의 정당 침몰중" 반면교사론
2022-01-05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강성 친문 세력 눈 밖에 나면 그 누구도 생존할 수 없는 친문 패권주의 지배 정당이 됐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제기한 뒤로 당내에서 대표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여당 상황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장 의원은 "친문 핵심 의원이라는 분이 나서 명색이 당대표가 제기한 사면론을 일축했다. 강성 친문 세력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정통성 있는 당대표마저도 일개 개인으로 치부해버리는 소름끼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이 이 대표의 사면론을 두고 "개인의 정치적 소신"이라고 평가절하한 것을 꼬집은 말이다.
장 의원의 비판을 반박하기에는 민주당의 상황이 심상치 않다. 대다수 의원들이 이 대표와 거리를 두고 있고, 과거 이 대표와 함께 동계동계로 분류됐던 소수 의원들 정도가 이 대표를 옹호하고 있지만 이들 역시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 출신인 김한정 의원도 이 중 하나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자신에게 쏟아진 문자폭탄을 공개했다. 그는 "이 대표가 너무 몰리는 것 같아 제가 좀 거들었더니 '김한정 너는 뭐냐, 너도 사쿠라냐' '당 나가라'는 등 일부 지지자들한테 비난 문자도 받았다"며 "그 심정은 이해하지만 이 대표가 당 대표로서 해야 될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난받을 걸 두려워하면 지도자가 못 된다"고 했다.
민주당의 험악한 상황은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진화하지 않는 한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다. 곧 있을 신년기자회견이 돼서야 관련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이 이 대표를 구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두 대통령의 사면은 어차피 해야 된다"며 "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때 관련 말씀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장 의원 예상은 다른 듯하다. 그는 "신도 침몰시키지 못할 것이다'라고 했던 화려하고 거대한 타이타닉호가 속도에 대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침몰한 것처럼 180석의 거대한 민주당 또한 '친문 강성 지지층'에 좌초돼 침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각을 세워온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진박감별사, 진박학살, 만사형통, 문고리 3인방, 십상시, 청와대 얼라들 등등 유치찬란한 신조어를 만들어 냈던 우리들의 일그러진 과거의 모습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그 징글징글했던 배척과 뺄셈, 독선의 정치를 개혁이라는 포장지만 새로 입혀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