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경제민주화·상생 외침 알맹이 없다

롯데알미늄에 친환경봉투 납품 지정…‘일감몰아주기’

2014-06-14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경제민주화가 정치권은 물론 재계의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롯데마트의 ‘제 식구 챙기기’가 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최근 롯데 경영진들은 임직원들에게 ‘윤리’와 ‘상생’을 강조하며 협력사와의 좋은 파트너십을 강조해놓고도 정작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와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 등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그룹 계열사인 롯데알미늄에 특혜를 조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롯데마트는 지난 5일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친환경 일회용 봉투의 납품 기업으로 그룹 계열사인 롯데알미늄을 최종 선정했다.알루미늄박, 페트병 제조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이 회사는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 최대주주로 각각 지분의 12.99%, 12.05%를 보유하고 있다.그런데 이번 입찰 과정에서 롯데마트는 롯데알미늄과 납품 계약을 맺으며 일감을 몰아줬다는 지적이 나왔다.입찰 설명회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 등에 따르면 롯데알미늄은 생산 단가를 밑도는 낮은 가격에 응찰했을 뿐 아니라 납품 비닐봉투의 소재가 생분해 재질이 아니라는 정황을 들며 특혜 의혹을 제기한 것.실제로 대부분의 업체가 장당 150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한 반면, 롯데알미늄은 100원을 밑도는 납품가를 제안했다는 주장이다.또 롯데마트가 실제 150원에 판매 중인 일회용 비닐봉투를 구입해 생분해성 재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클로로폼 용출법을 시험한 결과, 일반 비닐과 마찬가지로 용액에 녹지 않았다는 주장도 펼쳤다.이에 대해 롯데마트 측은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롯데마트 홍보실 정원헌 팀장은 “입찰은 수의계약이 아닌 공정하고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됐다”며 “롯데알미늄이 최저단가를 제시한 건 맞지만 100원도 안 되는 단가를 제시해 결정된 것은 절 대 아니며 특혜는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이 관계자는 또 생분해성 재질 여부에 대한 주장과 관련 “전문기관에 클로로폼 용출법에 대해 의뢰를 했지만 시험실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테스트가 아니라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롯데알미늄은 친환경 인증서를 받았고 입찰 업체의 성분 주장이 사실이 아닐 경우 법적 조치도 강구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최근 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 유통업계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체인지(CHANGE)’를 선정, 이 가운데서도 중소 협력업체와 상생을 거듭 강조했다.갑을 문화의 재정립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던 롯데마트지만 회사에 대한 비판과 원성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지난 2일 시민단체 연대 모임인 경제민주화국민본부와 민주통합당 ‘을(乙)지키기 경제민주화 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국회 간담회에서 롯데마트의 예전 납품업체인 침구업체 ‘미페’의 박기용 대표는 불공정한 거래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박 대표는 이날 “롯데마트가 지난 2011년에 납품을 모두 중단해 경영난의 악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폐업 상태에 들어갔다”고 롯데마트를 강하게 비판했다.그는 롯데마트가 △매장 강제 철수 △롯데마트 상품 구매 강요 △롯데상품권 지급 행사 및 할인행사 참여 강요 △전산상 반품 처리 및 매출 조작 △잦은 수수료 인상 등의 불공정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미페는 지난해 7월 공정위에 롯데마트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고발했으나 공정위가 무혐의 조치해 지난 3월 재신고, 현재 재조사에 착수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