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의 백수탈출] K자형 양극화에 진입했다
2022-01-07 매일일보
2021년 새해가 밝았다. 하루하루가 매 순간이 소중하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2020년은 기억하고 싶지 않다. 오히려 지우고 싶은 사람이 더 많은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의 평범했던 일상을 180도 변화 시켰다. 변화라는 말 보다는 송두리째 빼앗아갔다. 백신이 나오면 조금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지만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하면서 다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감염병은 무서웠다. 사람이 서로에게 공포가 되었다. 확진자가 병원에 가지 못해 숨지는 일도 벌어졌다. 모든 것을 멈춰야 했다. 식당, 카페, 학원, 노래연습장은 문 열고 닫기를 반복했다. 식당 주인은 싸늘한 불판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해 했다. 고용 상황은 악화 일로다.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59세 취업자 규모는 작년보다 63만 명 줄었다.
코로나19를 비롯한 감염병은 국민의 최대 걱정거리가 됐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20년 사회보장 대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현재 사회 걱정거리 1위로 감염병 취약(30.7%)을 꼽았다. 5년 후 걱정거리에서도 감염병(14.9%)은 1순위를 차지했다.
한국은행은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자들이 늘면서 올해 말 자영업자 5만 가구 이상이 파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영업자나 영세 중소기업이 무너지면서 우리 사회는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사회적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지 못하는 것도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현재 무급가족종사자를 포함한 자영업 종사자 수(통계청)는 656만3000명으로 전체 취업자(2724만1000명)의 24.1%다.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 4명 중 1명은 자영업자라는 뜻이다.
이런 자영업자가 무너지면서 우리 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고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면서 대기업은 코로나19로 영향을 덜 받지만 음식·숙박업 등 대면 산업은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
생산과 소득분배의 양극화도 심각하다. 코로나19 충격이 컸던 지난해 2분기 중소기업의 전년 대비 생산 감소폭은 대기업보다 2배 이상 컸다. 가계소득분위별 소득증가율은 중소득 4~5분위 가구(상위 40%)의 근로 사업 소득이 전년 대비 3.6~4.4% 줄어든 반면 1분위 가구(하위 20%)의 소득은 17.2%나 줄었다.
이처럼 우리 경제가 K자형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아니 K자형 양극화가 본격화 된 것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책을 세울 때 이런 양극화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는 시간이 지나면 지나가겠지만, 그 후 양극화로 인한 사회격차는 커다란 숙제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