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출구전략에 국내 외화채권 발행 연기
수출입銀 3억달러 규모 ‘캥거루 본드’ 등...외평채도 일정 못잡아
2013-06-16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선진국의 출구전략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기업과 금융사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대기업과 금융기관들이 발행하려던 외화채권 발행이 잇따라 연기되고, 정부가 발행을 검토했던 외국환평형기금채권도 그 발행 시기를 점칠 수 없게 됐다.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최근 호주 금융시장에서 3억달러 이상의 ‘캥거루 본드’를 발행하려고 했으나 글로벌 금융시장을 관망하면서 발행 시기를 조정하기로 했다.캥거루본드는 호주 자본시장에서 외국기관이 발행하는 호주달러 표시채권을 말한다.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출구전략 논란으로 세계 각 국의 채권 금리가 치솟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 본드 발행을 잠시 미루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수출입은행은 물론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등의 대기업이나 공기업들도 당초 이달 외화채권 발행을 검토했다가 이를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정부도 1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검토했으나,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에 아직 시기를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벤 버냉키 의장이 지난달 22일 의회 청문회에서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촉발됐다.미 연준이 매달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이는 양적완화를 축소할 경우 채권 수요가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채권 가격이 급락(금리 급등)한 것이다.실제로 미국 3년 만기 국채금리의 경우 지난달 3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29%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가파르게 올라 현재 연 0.5%를 넘어선 상태다.미 국채금리의 급등은 세계 각 국의 국채나 회사채 금리에도 영향을 미쳐 지난달 말부터 채권 금리의 급등 현상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일제히 발생하고 있다.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외평채 발행은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보고, 시장이 안정되면 그 때 생각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