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출구전략, 韓 하반기 경제 '위협'
외국인자금 이탈 본격화...정부, 국제공조에 총력
국내 자본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본격화됨에 따라 증시 변동성도 높아지고, 채권금리도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록에서 양적완화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언급을 시장에서는 출구전략 가능성으로 받아들였다. 이런 우려는 신흥국 시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했다.
필리핀 증시 수익률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으로 -18.77%로 나타나 주요 35개국 중 수익률 꼴찌를 기록했다.
그간 상승 폭이 컸던 대형주가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부담에 급락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지난 4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연일 상승하던 태국과 인도네시아도 수익률이 -12.96%, -11.93%였고, 인도도 -9.00%로 나타났다.
중국 역시 내부 상승 동력이 없는 가운데 외부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같은 기간 수익률이 -10.73%로 저조했다.
한국 증시 역시 FOMC 회의록이 공개된 지난달 22일 이후 지난 14일까지 2조4363억원에 달하는 외국인 자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빠져나가면서 -6.3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면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외국인이 강한 순매도를 보이고 있는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도 수익률이 각각 -7.30%, -6.03%, -4.60%로 나타났다.
일본 증시는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작년 말 이후 급등세를 지속했으나 FOMC 회의록이 공개된 이후 급락해 -9.93%의 수익률을 보였다.
정부는 금융불안을 하반기 경제운용에 있어 중요한 위험변수로 보고 대응태세를 강화하는 한편 내달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국제공조를 통한 사태해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다만 현재의 금융불안으로 당장 위기상황에 직면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단기 대책보다는 국내 외환 흐름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미세조정으로 시장충격을 완화하는데 정책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기재부와 한은은 7월 19∼20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한국의 의견을 전달하고 금융시장 불안 확산을 차단하는데 주도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심각하지 않더라도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거시건전성 3종 세트와 통화스와프 체결 등을 점검하고 국제 정책공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