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인이 양모에 살인죄 적용…“사망 가능성 알고도 복부 강하게 밟아”

검찰 공소장 변경해…‘살인죄’ 주위적 공소사실 장씨 측 “고의 없었다” 살인·학대치사 혐의 부인

2022-01-13     최은서 기자
16개월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양을 지속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어머니 장모 씨에게 검찰이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장씨는 변호인을 통해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장씨와 남편 안모씨의 첫 공판기일에서 장씨의 공소장 변경을 재판부에 신청했다. 당초 검찰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장씨를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이날 검찰은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삼고 기존의 아동학대 치사는 예비적 공소사실로 돌리는 공소장 변경 신청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검찰은 “장씨가 지속해서 학대를 당하던 피해자의 복부에 강한 둔력을 행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음을 알고도 발로 피해자의 복부를 강하게 밟는 등 둔력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장씨를 기소할 당시 아동학대 치사와 아동 유기·방임 등 혐의를 적용했지만 살인죄는 공소장에 적지 않았다. 검찰은 “기소 이후 법의학자 등의 검토를 거쳐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정했다”며 “사인을 감정한 부검의와 법의학 교수의 의견 등 자료를 추가로 제출한다”고 밝혔다. 살인죄 혐의가 인정되면 형량은 대폭 늘어난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아동학대치사는 기본 양형이 4~7년이며 가중 6~10년이다. 반면 살인죄는 기본 10~16년이고, 가중 요소가 부여되면 무기징역 이상도 중형도 선고가 가능하다. 반면 장씨의 변호인은 “고의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니다”며 살인과 학대 치사 혐의를 부인했다. 장씨 측은 “피해자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점에 화가 나 누워 있는 피해자의 배와 등을 손으로 밀듯이 때리고, 아이의 양팔을 잡아 흔들다가 가슴 수술 후유증으로 떨어뜨린 사실이 있다”면서도 “장기가 훼손될 정도로 강한 둔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장씨 측은 좌측 쇄골 골절과 우측 늑골 골절 등과 관련한 일부 학대 혐의는 인정했다. 다만 후두부와 우측 좌골 손상과 관련된 학대 혐의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장씨 측이 혐의를 부인하면서 재판은 증인신문 절차에 돌입했다. 검찰 측은 정인양의 사인을 감정했던 법의학자와 사망 당일 ‘쿵’하는 소리를 들었던 이웃 등 17명의 증인을 신청했다. 장씨와 안씨의 다음 재판은 다음달 17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