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1] 박일평 LG전자 CTO “경쟁자와도 협력하는 ‘뉴노멀’ 혁신”

CES2021서 ‘함께 만드는 혁신’ 주제로 미래기술대담 진행 분야 간 경계 넘는 파트너십 강조…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승부’ 룩소프트와 합작회사 27일 출범…“새로운 모빌리티 경험 제시”

2022-01-13     정두용 기자
박일평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상상을 뛰어넘는 스케일과 속도로 변하고 있는 뉴노멀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경쟁자와도 손잡을 수 있어야 한다.”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는 12일(미국 동부시간)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2021’를 통해 열린 ‘LG 미래기술대담’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변화에 맞춘 ‘뉴노멀 혁신’을 위해선 협력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박 CTO는 이 행사를 통해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만드는 혁신’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행사에는 게리 샤피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CEO·데이비드 래비 토발라 CEO·장 프랑스와 가녜 엘레멘트 AI CEO·드미트리 로스치닌 룩소프트 CEO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CES2021은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행사가 온라인을 통해 진행된다. LG 미래기술대담 역시 LG전자 온라인 전시 페이지와 CES 공식 홈페이지에서 중계됐다. 박 CTO는 “전례없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실행해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고객가치를 혁신하기 위해 분야 간 경계를 넘는 플랫폼 경쟁력과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CTO는 최근 LG전자가 개발한 △배송로봇 △UV-C 램프를 이용한 살균봇 등 다양한 LG 클로이 로봇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LG 퓨리케어 웨어러블 공기청정기 △스마트 열화상 카메라 기술 등을 사례로 들며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박 CTO는 “LG전자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신속하게 활용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했다”며 “팬데믹을 겪으면서 경험한 일상의 변화에서 지속가능한 혁신을 만들려면 실질적인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선 ‘협력’이 중요하다는 게 박 CTO의 비전이다. “경쟁자와도 손을 잡을 것”이라는 발언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박 CTO와 게리 샤피로 CTA CEO는 이에 따라 오픈 파트너십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박 CTO은 이 사례로 ‘LG 이노베이션 카운실’을 꼽았다. LG전자는 오픈 이노베이션 관점에서 다양한 인사이트를 통해 미래기술과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LG 이노베이션 카운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카운실은 박 CTO가 의장을 맡고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로봇·모빌리티 등 각 분야 전문가 12명이 참여한다. 샤피로 CEO는 “우리는 인공지능·5G·IoT(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기술을 융합해 디지털 혁신을 가속하면서 교통·운송·농업·의료·식품 등 각종 분야에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며 “가치사슬이 점차 복잡해지고 있어 어떤 회사도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일평
박 CTO는 또 ‘LG 씽큐’의 기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전 관리 앱을 통해 새로운 생활 양식을 제시하겠단 포부다. 코로나19로 가정에서의 생활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LG 씽큐’를 통합 플랫폼으로 제시해 새로운 가치를 전달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미국의 스마트 밀키트 업체인 토발라와 협업해 LG 씽큐 앱의 생태계를 확대할 뿐 아니라 식생활과 관련한 새로운 고객가치 창출에 나선다. 고객이 밀키트 포장에 적힌 바코드를 LG 씽큐 앱으로 스캔하면 오븐이 알아서 최적의 조리 코스를 설정한다. 예열·조리 온도·시간 설정 등이 따로 필요치 않다. LG전자는 올해 안에 식품 업체인 네슬레·크래프트 하인츠 외에도 가전제품의 이동·설치·리모델링 등 홈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 홈 어드바이저 등 다양한 업체와 협업할 계획이다. 데이비드 래비 토발라 CEO는 “LG 씽큐 앱은 제품 구매부터 가전제품 제어까지 폭넓은 고객 경험을 제시하는 유용한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CES2020에서 캐나다 인공지능 솔루션업체인 엘레멘트 AI와 함께 개발한 인공지능 발전 단계를 발표한 바 있다. 인공지능 발전 단계는 △1단계 효율화 △2단계 개인화 △3단계 추론 △4단계 탐구 등 총 4단계로 구성돼 있다. 이번 행사에서 LG전자는 인공지능·로봇 공학·소비자 권리·윤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만든 인터렉티브 콘텐츠 형식의 보고서인 ‘인공지능 경험 익스체인지(AIX Exchange)’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인공지능의 미래와 인공지능 발전 단계의 역할에 대해 설명한다. 장 프랑스와 가녜 엘레멘트 AI CEO는 “LG전자는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직접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발전 단계를 연구하며 제품과 서비스에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반영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 CTO는 개인화와 추론 단계의 인공지능을 경험할 수 있는 비전팩을 소개했다. 그는 “비전팩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를 판단하는 시각지능을 제품에 넣어 사용자와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며 “냉장고에 비전팩을 적용하면 고객들은 집 밖에서 냉장고 안을 확인해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고, 냉장고 안의 재료와 사용자의 기호에 맞춰 레시피를 추천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일평
LG전자는 이날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와 설립한 조인트벤처(합작회사) ‘알루토(Alluto)’를 이달 27일 출범한다고 밝혔다. 알루토는 웹OS 오토 플랫폼을 기반으로 헤드유닛·뒷좌석 엔터테인먼트시스템(RSE) 등을 포함한 차량용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시장에 선보인다. 양사는 LG전자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과 룩소프트의 글로벌 영업 채널 등 각 사의 강점이 시너지를 내면 웹OS 오토 플랫폼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드미트리 로스치닌 룩소프트 CEO는 “웹OS 오토 플랫폼은 커넥티드 카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이 자동차 안에서 누리는 경험을 극대화한다”며 “알루토에서 모빌리티의 미래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CTO는 “LG전자의 스마트 캐빈 콘셉트는 차량 천장이나 창문에 설치한 디스플레이를 웹OS 오토 플랫폼으로 구동시켜 차량을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차 안에서 누리는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만들며 뉴노멀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