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주부모니터 모시기 열풍

경쟁률 높아 '주부고시'라 불려

2013-06-17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식품업계들이 주부모니터를 통해 현장의 고객 소리를 경영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이들은 단순한 품질평가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신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제품개발에도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 이들의 역할은 기업의 매출로도 이어지고 있다.농심은 최근 올해 13년째를 맞은 주부모니터의 활동 결과를 매출과 브랜드인지도 등을 중심으로 자체 평가한 결과 약 300억원의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회사는 매년 27~49세의 주부를 대상으로 모니터를 선발, 선발된 주부모니터는 제품 품평, 아이이어 수집, 시장 및 설문 조사 등의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농심 관계자는 “주부모니터 평가를 근거로 고추비빔면을 새롭게 하고 지난 3월에 다시 출시할 수 있었다”며 “고추비빔면에 대한 소비자 평가가 좋아 지난해보다 50%가량 연매출을 늘려 잡았다”고 밝혔다.주무모니터는 고추비빔면에 대한 평가에서 ‘홍고추 액기스를 넣은 빨간 면발은 그대로 두고 더 톡 쏘는 매운맛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농심은 기존보다 4~5배 더 매운 하늘초를 사용한 고추비빔면을 출시했다. 이 밖에도 주부모니터는 진짜진짜와 신라면블랙의 품질개선에도 참여해 성과를 거뒀다.축산전문기업인 선진도 주부모니터를 통해 대외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았다.선진 주부모니터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제품 트렌드를 파악하고 타사 육가공품과의 비교·분석을 바탕으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 참여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1기 주부모니터는 학교 급식업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로 떠오른 ‘고구마미트번’ 탄생에 일조하면서 월 억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또한 주부모니터의 까다로운 입맛과 아이디어가 반영된 ‘뮌헨화이트소시지’와 ‘크림치즈미트번’은 최근 독일에서 열린 ‘2013 DLG 국제 품평회’에서 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주부모니터의 경쟁력이 인정을 받으면서 기업들도 주부 모시기에 한창이다.풀무원은 오는 26일까지 신제품 개발에 참신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제시할 ‘40기 풀무원 주부 모니터’를 모집한다. 선발된 주부들은 제품과 관련된 맛 평가나 제품 콘셉트 테스트, 키친 시뮬레이션 등에 참여하게 된다.업계 관계자는 “주부모니터는 단순한 모니터 고유의 기능에서 벗어나 상품 기획단계에서부터 아이디어를 내거나 분석하는 트렌드세터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며 “주부들의 다양한 의견은 실제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 마케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관계자는 또 “주부모니터는 해마다 식품 제조업, 화장품, 패션, 유통 등 수많은 기업들이 채용하고 있는 만큼 ‘주부 고시’라고 불릴 정도로 경쟁률이 높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