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우아동서 후백제로 추정되는 토기가마 '발굴'
(재)전주문화유산연구원, 덕진구 우아동1가 산108번지 일원에서 후백제 시기 토기가마 발굴
진흙을 이용해 만든 반지하식 굴가마로, 연소실, 아궁이, 배수로, 폐기장 등 확인
2022-01-14 김은정 기자
[매일일보 김은정 기자] 전북 전주시 우아동에서 후백제 때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토기가마가 발굴됐다.
14일 (재)전주문화유산연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문화재청의 긴급발굴조사비를 지원받아 조사한 전주 우아동 도요지(가마터)는 후백제 시기에 토기와 기와 등을 생산하는 토기가마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토기가마가 발굴된 곳은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1가 산108번지 일원 왜망실 지역으로, 후백제의 생산유적(生産遺蹟)이 자리하고 있는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진흙을 이용해 만든 반지하식 굴가마로, 토기를 구워 만드는 곳인 소성실(燒成室)의 흔적은 남아있지 않았으나 연료를 연소시키는 연소실(燃燒室)과 아궁이, 배수로 구조가 확인됐다. 가마 하단에서는 폐기장이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연소실의 경우 길이보다 너비가 두 배인 220㎝였으며, 연소실의 불 기운이 소성실로 넘어가는 불을 피우는 자리인 불턱 중간에 단이 형성돼 있는 특이한 구조로 돼 있다.
아궁이의 너비는 65㎝ 정도로, 아궁이 쪽이 높고 연소실이 낮은 외고내저형(外高內低刑)이었으며, 바깥쪽으로는 깊이 50㎝ 내외의 배수로가 연결돼 있다.
연소실의 불턱과 아궁이 앞부분, 배수로를 살펴봤을 때 한 차례 이상 개·보수가 진행된 것으로 유추된다.
또한 폐기장에서는 회색 연질(손톱으로 새겨질 정도의 무른 성질)의 주발(밥그릇)과 회청색 경질(단단한 성질)의 항아리, 병, 장군 등이 출토됐다. 회청색 경질의 토기편에서는 토기를 구울 때 자체적으로 생기는 자연유약이 확인됐는데, 이는 토기에서 도기(陶器)로 전환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판단된다.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은 우아동 토기가마에서 출토된 토기가 전남 영암 구림도기유적과 전주 동고산성 주 건물지에서 출토된 유물과 유사성을 보이고 있어 제작시기를 나말여초(羅末麗初)인 후백제 시기로 보고 있다.
특히 토기가마의 구조로 보았을 때 국내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청자가마로 알려진 진안 도통리 유적과 연관성이 있어 고고학적으로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