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공정위원장·국세청장에 '훈수'
"기업 의욕 저해 말라" ...경제민주화 입법 제동 시사
2014-06-18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의 과도한 경제민주화 입법에 우려를 나타냈다.현오석 부총리는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김덕중 국세청장, 백운찬 관세청장과 조찬 회동을 하고 이같이 밝혔다.현 부총리는 “현재 국회에 제출된 법안 중 과도하게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내용이 포함된 경우도 있다”면서 “이런 법안이 마치 정부 정책인 것처럼 오해하지 않도록 수용할 수 없는 부분은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공정위나 국세청, 관세청도 법 집행과정에서 기업의 의욕을 저해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했다.이런 발언은 6월 임시국회의 본격적인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전쟁’을 앞두고 과도한 입법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 천명으로 풀이된다.또 지하경제 양성화를 빌미로 과도한 세무조사에 나설 경우에는 기업의 사기를 꺾을 수도 있다는 점을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현 부총리가 이들 기관장을 한 자리에 모두 불러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동은 지난주 중반 현 부총리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경제민주화와 지하경제 양성화와 관련해 청와대나 정부가 과도한 과잉규제 양상을 우려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지난 4월 국회에서 일감 몰아주기 법안 추진과 관련해 과잉입법 논란이 일자 박 대통령은 4월 15일 “상임위 차원이기는 하겠지만 (대선) 공약이 아닌 것도 포함돼 있는데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말하기도 했다.박 대통령은 17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경제민주화 추진과 관련해 “기업들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과도하게 왜곡되거나 변질돼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기획재정부 관계자는 “6월 국회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과도한 경제민주화 입법활동이 이뤄지다 보니 기업의 사기 위축을 우려해 현 부총리가 이에 대한 우려의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며 “공정위원장이나 국세·관세청장도 부총리 생각에 동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