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에게 한국 시장은 현금인출기
10일 이후 3조8천억 유출...아시아 국가중 가장 심해
2014-06-18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아시아 신흥국 증시 중 한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가장 많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증시가 변동성을 띄고 있는 가운데 현금화가 용이한 한국 시장이 특히 외국인 자금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14일 한 주 동안 외국인은 한국 주식시장에서 32억2750만 달러(3조600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18일까지 순매도세는 이어져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조8024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같은 기간 인도네시아에서 11억890만 달러(1조2480억원), 대만에서 10억3580만 달러(1조1658억원) 어치를 순매도했지만 한국 주식 순매도 금액에는 크게 못 미쳤다.그 외 태국은 4억9160만 달러, 인도는 2억6530만 달러, 필리핀은 6700만 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아시아 신흥국은 선진국 양적완화가 축소되면 그만큼 경기부양책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에 지난주 증시가 동반 폭락했다.한국은 동남아 신흥국에 비하면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탄탄해 유동성 축소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 받았다. 하지만 예상과 잘리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가 아시아 국가중 가장 컸다.최근 3개월과 6개월 누적 매매 추이를 봐도 한국 주식 순매도 규모가 압도적이다.외국인은 한국에서 3개월, 6개월 누적으로 각각 70억9340만 달러, 46억2660만 어치를 순매도했다.3개월 기준으로는 한국을 제외하면 대만(1억8650만 달러), 태국(18억2850만 달러), 인도네시아(14억7050만 달러)에서 외국인 순매도가 나타났지만 규모가 훨씬 적었다.'아베노믹스'로 주가가 급등한 일본으로는 외국인 자금이 대거 몰렸다.일본은 3개월과 6개월 누적으로 각각 585억3390만 달러, 990억9180만 달러가 유입됐다.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은 최근 급격히 낮아졌다. 18일 종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기준으로 외국인 비중은 33.89%로 지난해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