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끊이지 않는 감염 고리…4·5차 대유행도 우려

우한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인 여성 통해 국내 첫 확진 보고 대구·경북 1차 대유행·수도권 2차 유행 거쳐 전국 3차 대유행 진행 중 전문가 “백신 보급 및 접종되는 2~3월까지가 올해 방역 첫 고비 전망”

2022-01-19     김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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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지난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1월 20일 중국 우한(武漢)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외유입 확진환자가 처음 확인됐다”는 보고가 나온 이후 꼭 1년이 지났다. 정확한 질병 명칭이 없어 한동안 ‘우한 폐렴’, ‘원인 불명 폐렴’ 등으로 불렸던 이 감염병은 지구촌 곳곳으로 빠르게 번져나가며 인류를 위협하는 공포의 대상이 됐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년 만에 누적 7만명을 넘어섰다. 그간 3차례의 큰 유행이 발생했고, 현재 3차 대유행의 여파가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중이다. 새해 들어 확진자가 조금씩 감소하는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언제 다시 확산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현재까지의 국내 코로나19 진행 분기를 발생 시기와 양상에 따라 크게 5기로 나눴다.

◇ 1기: 지난해 1월 20일부터 2월 17일까지
1월 19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인 여성이 검역에서 의심증상을 보여 검사한 결과 다음 날 2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중국 등 해외유입, 이를 통한 전파 등 개별적, 산발적 사례가 주로 확인됐다.

◇ 2기(1차 대유행): 지난해 2월 18일부터 5월 5일까지
2월 18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가 나오면서 국내 상황은 급속도로 변했다. 그간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수십 명, 수백 명 단위로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2월 29일에는 909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1만774명 감염)으로 분류되는 시기다.

확진자가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보건·의료체계의 근간도 흔들렸다. 자택에서 병상을 대기하거나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지는 사례가 속출하기도 했다. 3월 들어 신천지 교인에 대한 전수검사 및 역학조사가 마무리되면서 1차 대유행은 점차 누그러졌지만, 한번 불붙은 감염의 불씨는 콜센터, 종교시설, 의료기관 등을 고리로 곳곳에서 조용히 번져갔다. 정부는 집중적인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통해 확진자 발생 규모를 줄여나갔다.

◇ 3기: 5월 6일부터 8월 11일까지
5월 초 이태원 클럽과 경기 부천시 쿠팡물류센터 사례를 비롯해 수도권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잇따랐으나 유행 수준으로 분류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대구·경북 등 대도시를 제외한 수도권 확산 위험의 전조가 처음 포착됐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전과 다른 대규모 확산세가 나올 것이라는 경고를 거듭 제기했다. 당국은 6월 28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기준 및 실행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 4기(2차 대유행): 지난해 8월 12일부터 11월 12일까지
잠시나마 소강상태를 보였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맹렬해진 것은 8월 중순이었다.

8·15 광복절 도심 집회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를 두 축으로 하는 집단감염에서 확진자가 속출했고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감염경로 불명’ 환자도 20%를 웃돌았다. 이때가 ‘2차 유행’(1만3282명 감염) 시기다. 특히 이 당시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0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의료 대응 체계마저 흔들렸다. 인공호흡기, 인공심폐장치(ECMO) 등 중환자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처음으로 100명대를 넘었고 이들을 치료할 병상이 넉넉하지 않아 위태로운 상황이 하루하루 펼쳐졌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고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음식점, 카페 등의 운영을 제한하는 고강도 방역 조처까지 내놓았다.

◇ 5기(3차 대유행): 지난해 11월 13일부터 현재까지
이에 10월 들어 확진자 수는 100명 아래로 떨어졌고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를 ‘생활 방역’ 수준으로 낮췄지만, 겨울철을 앞둔 상황에서 확산세가 이어지다 11월 중순부터 3차 대유행이 본격 시작됐다. 12월 13일에는 사상 첫 신규 확진자 1000명을 돌파하기도 한다.

해를 넘겨 두 달째 이어지고 있는 현재의 유행은 초기부터 여러모로 방역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선 1·2차 유행은 특정 집단이나 시설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뻗어나갔지만, 이번에는 가족·지인모임, 직장, 학교 등 일상적 공간을 고리로 동시다발적으로 감염이 터져 나와 그만큼 더 대응이 힘들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백신을 코로나19에 대응할 주된 무기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변종 바이러스와 전국적인 집단감염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아 언제든 대유행이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백신이 보급 및 접종되는 2~3월까지가 올해 첫 고비가 될 전망이다. 현재 방역당국이 내세울 최고의 전략은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전에 확진자 규모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라며 “백신 접종 사업 중에도 언제든 4·5차 대유행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