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산업혁명]10대 그룹 핵심 계열사, 코로나에도 투자 확대

10곳 중 6곳 투자 지출 늘려…포스트 코로나 대비

2021-01-24     이재영 기자
삼성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 지난해 코로나 위기에도 주요 대기업은 10곳 중 6곳이 투자 지출을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전염병 확산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으로 보수적인 경영을 펼칠 만하지만 산업 대전환기를 맞아 미래 투자를 멈추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10대그룹 핵심 계열사(시가총액 선순위) 10곳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투자현금흐름을 보면, 6곳의 투자 유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늘어났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포스코, GS, 현대중공업지주가 그들이다. 반면 LG화학과 이마트는 감소했고 롯데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은 자산을 팔아 거꾸로 현금 보유량을 늘렸다. 투자 지출액이 가장 높은 곳은 매출액과 이익이 컸던 삼성전자다. 다음으로 역시 반도체 호황을 맞아 실적이 좋았던 SK하이닉스가 2위를 차지했다. 투자 지출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598%나 되는 GS였다. 그 다음으로는 포스코가 194%를 늘렸다. 통상 총수기업집단이 투자에 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전문경영인체제인 포스코 역시 미래투자에 소홀하지 않은 것이 돋보인다. 투자 지출액 자체도 넷째로 많았다. 대체로 실적이 좋았던 곳들이 투자를 늘리며 공격적인 경영을 했지만 호실적에도 보수적인 경영을 한 곳도 있다. 삼성전자는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유입량이 늘어나 투자 확대로도 이어졌다. 현대차 역시 작년 3분기말엔 현금유입량이 늘었다. SK하이닉스는 현금유입이 대폭 늘어나 투자에 대한 씀씀이도 컸다. LG화학은 영업실적이 좋았지만 투자지출을 소폭 줄인 곳이다. 경쟁사의 공장 가동정지와 북미 허리케인 영향 등 외부 변수가 많아 실적이 단기 급등했지만 환경이 급변할 수 있기 만큼 불확실성에 대비한 모습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현금유입은 늘었으나 금융상품과 유형자산 등을 팔아 보유 현금을 더욱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 현금의 상당부분은 빚을 갚는 데 썼다. 포스코는 투자를 늘렸는데도 남은 현금 유동성이 풍족한 편이었다. 한화솔루션은 현금유입이 감소해 자산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치중했다. GS는 벌어들인 현금으로 투자를 늘리고 대출도 확대하는 등 비교적 일반적인 재무흐름이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금유입량이 늘지 않았음에도 투자를 늘렸다. 주로 유형자산 취득에 돈을 많이 썼다. 코로나로 오프라인 영업 타격이 컸던 이마트는 유입 현금 자체는 줄지 않았으나 투자 지출을 줄이며 대출을 갚는 등 방어적인 전략을 폈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에 당황했던 기업들은 연말로 갈수록 대규모 M&A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유동성을 적극 활용했다”며 “위기와 동시에 찾아온 산업 대전환기의 기회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