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증시에 매매거래정지 종목이 늘고 있다. 코스피는 없고 대부분은 코스닥 종목이다. 불성실공시도 늘고 있어 거래정지 종목은 더 불어날 수 있다. 천스닥을 눈앞에 두고 시장은 호황이지만 상장사들의 도덕적 해이는 문제로 지목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새해 들어 6종목(전우정밀, 원바이오젠, 매직마이크로, 에스앤디, 네스엠, 포티스티앤씨)이 매매거래정지종목으로 지정됐다. 전월 매매거래정지 종목이 2종목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새 3배나 늘어난 거다. 지난해 1월 매매거래정지종목도 2종목에 불과했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코스피 종목은 없고, 코스닥이 3종목, 코넥스가 3종목이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3종목이었고, 식품유통업이 2종목, 게임업이 1종목이었다.
거래정지 이면을 들여다보면 시장별 사정이 상반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코넥스 종목들의 매매거래정지사유가 ‘주식의 병합, 분할 등 전자등록 변경, 말소’가 2건, ‘투자자보호’가 1건이었던 반면, 코스닥 종목들의 거래정지사유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발생’이 2건, ‘파산신청’이 1건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발생에 따른 매매거래정지 사례는 앞으로 쏟아질 수 있다. 올해 들어 불성실공시 지정 종목은 총 7종목이었는데 모두 코스닥 시장에서 나왔다. 코스닥 시장에서 도덕적 해이가 만연함을 보여준다.
이미 매매거래정지된 네스엠의 경우 이달에만 2번이나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지난 6일 ‘유상증자 납기일 6개월 이상 변경’ 건과 ‘전환사채 납입기일 6개월 이상 변경’ 건으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었음에도 26일 영업정지를 지연공시해 재차 불성시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이에 회사는 벌점 16점과 함께 3200만원의 공시위반제재금을 내야한다.
제조업체 엘아이에스는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 허위공시 등의 사유로 벌점 9.5점과 함께 공시위반제재금 3800만원 부과 조치를 받았다. 네스엠과 더불어 유이한 제재금 조치다. 아울러 회사는 거래소 측으로부터 공시책임자 및 담장자 교체요구도 받았다.
업계에서는 코스닥 상장사들의 공시역량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기업의 경우 공시 사항이 발생했음에도 경영권에서만 얘기되고 공시담당자가 모르는 경우가 있다”며 “한계기업에서 불성실공시가 많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시장감시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횡령·배임이 발생하거나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되는 등 내부통제가 미흡한 기업을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