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인숙 "남의 문제인 듯 타자화...당 입장문 너무나 참담했다"

최인호 '정의당 성추문 충격과 경악' 논평에 직격탄 박원순 피해자 2차가해에도 "도 넘어...당이 나서야" 박영선 침묵에 나경원 "朴 피해자 고통 차갑게 외면"

2022-01-26     박지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정의당 사건에 대해 민주당에서 발표한 입장문은 사실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했다. 민주당도 같은 문제와 과제를 안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충격과 경악'(최인호 수석대변인 25일 논평)이라며 남이 겪은 문제인 듯 타자화하는 태도가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다."(민주당 권인숙 의원) 정의당 당대표 성추문 파문과 국가인권위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문 인정 결정을 계기로 민주당 내에서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1986년 부천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로 21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한 권 의원은 26일 '사과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을 향해 "다른 당 비난할 여유가 없다"며 "민주당은 반복되어 일어나는 권력형 성범죄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반드시 해결 해내야 하는 책무를 잊으면 안 된다"고 했다. 권 의원은 이어 "특히 지금은 박 (전) 시장 사건 관련 피해자나 관계자에 대한 공격이 도를 넘는 상황에 있다"며 "이제는 당이 나서서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지자와 국민에게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구태의연함이 아니라 반성과 성찰의 태도로 걸어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 의원의 지적대로, 박 전 시장 성추문 피해자를 친문 성향 단체가 무고 및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로 고발하겠다고 주장하는 등 여권 내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날 뒤늦게 피해자에 대한 당 차원의 사과문을 발표하면서도 원론적 입장 표명에 그쳤다. 신영대 대변인은 "2차 피해 없이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인권위의 권고사항을 이행하겠다. 국회에서도 성인지 강화와 2차 피해 예방을 위한 법적 제도적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박 전 시장 성추문으로 인해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이날 출마를 공식선언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출사표에서도 성추문 관련 사과나 언급은 없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후보 중 한 명인 나경원 전 의원은 페북을 통해 "같은 여성이기에, 민주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기에 짧게라도 미안함을 전하지 않을까 기대했다"며 "박 전 장관은 진실을 회피했다. 피해자의 고통을, 시민의 분노와 실망을 차갑게 외면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