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발빠른 행보의 속내는?’
통신업계 구도개편 관련 추측 무성

파워콤은 초고속인터넷사업…그룹차원 `통신 행보' 주목

2005-08-08     심재원 기자

 정통부 장관·SK 회장·KT 사장 내정자 회동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남중수 KT 사장 내정자를 만났다.
구 회장이 진대제 정보통신부장관을 비롯 업계 CEO 등과 잇따라 회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구 회장의 이같은 행보는 통신업계 구도개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업계는 `구본무 회장發 구도개편`으로 이어질 것인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그러나 이에 대해 KT측은 "남중수 사장 내정자가 구본무 회장과 한 모임에서 만났다"며 "독대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기적인 모임은 아니었으며 통신업계 동향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가 오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에 따라 통신업계 구도 개편과 관련된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구본무 회장이 LG 통신사업과 관련해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특히 계열사인 파워콤이 8월 초고속인터넷 소매사업에 본격진출 함에 따라 하나로와 치열한 가입자 경쟁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데이콤은 28일 종가 기준으로 주가가 1만2450원까지 치솟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LG측은 "개별기업 경쟁력이 좋아지면서 기반이 탄탄해지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도 이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있으며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데이콤은 지난 2004년 초 정홍식 사장 취임 이후 그동안 강도 높게 추진했던 내실경영의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최근 들어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올해 4970으로 시작한 주가는 28일 현재 1만2450원까지 치솟았다.그러나 연초 만해도 데이콤은 벼랑 끝에 몰리는 위기감을 느꼈다. 미래 성장기반 마련을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와이브로 사업을 포기하면서까지 뛰어들었던 두루넷 인수전에서 `숙적' 하나로텔레콤에 무릎을 꿇었기 때문.유선시장의 전반적인 매출감소 속에서도 데이콤은 내실경영 기조 하에 전문성을 가진 기업시장을 중심으로 한 전화 및 전용회선 등 주력 사업매출을 꾸준히 증가시키면서 지난해 1분기부터 흑자경영을 일궈오고 있다.특히, 데이콤은 컨버전스 추세에 발맞춘 미래 사업전략들을 차질 없이 추진함으로써 장기 성장기반도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데이콤은 이에 따라 KT에 대적할 수 있는 전국 규모의 광통신 및 케이블TV망을 갖추고 있는 파워콤을 중심으로 컨버전스 사업전략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파워콤은 네트워크 기반을 활용한 품질 경쟁력을 통해 연내 50만 가입자 기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데이콤과 파워콤은 이들 가입자 기반을 발판으로 트리플플레이서비스 등 컨버전스 서비스 시장을 선점해 나갈 방침이다.이에 따라 통신구도개편 전망의 중심에 서 있는 하나로텔레콤 임직원들은 진위파악에 골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뉴브리지 및 AIG 등 하나로텔레콤 대주주들이 향후 하나로텔레콤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LG나 SK텔레콤 등 다양하게 접촉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구본무 회장이 `흔치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그 행보가 통신사업과 관련해 여러가지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인지, 구체적인 복안을 가진 움직임인지에 대한 분석이 쉽지 않아 추측성 분석만 난무하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LG그룹의 통신 계열사들에 대한 매각이냐, 아니면 새로운 전략 구상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LG그룹 내에서 통신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치유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이를 구 회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행보 자체가 향후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것으로 관측한다. 특히 유무선 통신계열사인 LG텔레콤, 데이콤, 파워콤 모두가 뚜렷한 성장 동력이 없는 데다 상호 연계 서비스가 일반화하고 있는 통신시장의 특성에 대해 LG그룹 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이번 만남을 낳은 이유라는 해석도 나온다.업계 한 관계자는 “LG그룹이 초기에 통신 전문가가 부재한 상태에서 광중계기를 설치하다 실패한 것이나 한솔PCS 인수 실패 등 그 동안의 통신사업에서 전략부재의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향후 전략에 대해 구 회장이 고민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구 회장은 지난 6월 계열사들의 상반기 실적 보고에서 적잖은 실망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그룹의 양대 주력사인 LG전자와 LG화학이 어닝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낸 데다 진행해야 할 구조조정 등으로 단기간에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