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양적완화 축소에 신흥국 금융시장 요동
달러금리 상승으로 주가 채권 하락,,,금융위기 가능성까지
2014-06-20 박동준 기자
[매일일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가시화됨에 따라 신흥국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수혜가 사라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국가들은 선진국들의 출구전략에 따른 달러 금리 상승으로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 유동성 공급 축소에 따른 달러화 강세는 신흥국 금융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이번 정책은 달러 캐리 트레이드 위축 심리를 더욱 자극하면서 신흥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주가, 채권가격, 통화의 '트리플 약세' 현상을 당분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경기와 유동성 흐름의 변화가 신흥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이 등장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것은 신흥시장 경기의 둔화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여기에 출구전략에 따른 달러 금리 상승으로 그간 외국채권을 늘린 신흥국이 과도한 이자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신흥국 단기금리는 지난달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시장에 번진 이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신흥 10개국의 단기금리 GDP 가중 평균치는 지난달 5% 이하에서 지난 17일 기준 5.63%로 급등했다.5월 중순 이후 신흥국 담기금리가 약 80bp(0.8%포인트) 상승한 것이다.특히 최근 외채가 급증했거나 단기외채가 외환보유액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국가들이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다.태국의 외채는 지난 4년간 연평균 19.6% 증가했고 중국 역시 외채가 연평균 19.2% 증가했다. 터키의 단기외채는 외환보유액의 130.8%에 달하고 아르헨티나는 87.0%에 이른다.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 불안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국가로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중국, 멕시코, 인도 등을 들 수 있다”며 “연준이 출구전략을 당장 단행하지 않고 시간을 벌어주더라도 여전히 신흥 시장에 대한 경계심을 놓을 수는 없어 보인다”고 예상했다.다만 한국 시장에서는 다른 신흥국에 비해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이번 연준의 양적완화로 가장 큰 수혜를 본 아세안 시장의 타격이 클 것”이지만 “(한국시장에서) 외환보유액 확충 및 자본통제 가능성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는 1997년과 같은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주요 신흥국의 경제도 뚜렷하게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 신흥 10개국의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가중 평균은 전년 동기 대비 4.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주요 신흥 10개국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 4개국을 포함 한국, 인도네시아, 터키, 폴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를 말한다.이들 신흥국 GDP 성장률은 지난 2011년 6%대였지만 지난해 3분기 4.5%선으로 하락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 5.1%로 반등했지만 올해 1분기 다시 4%대로 하락했다.국가별로 중국이 지난해 4분기 7.9%에서 올해 1분기 7.7%로 하락했고 인도는 4.1%에서 3.0%로 떨어졌다. 멕시코는 3.2%에서 2.2%로, 러시아는 2.1%에서 1.6%로 하락했다.10개국 중 한국과 브라질, 터키만이 1분기 성장률이 직전분기보다 높았다.세계 경제의 중심인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가 최근 들어 연달아 하향 조정되면서 연초 8% 이상에서 7%대 초중반까지 눈높이가 낮아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