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설 연휴동안 광화문에 나쁜기운 물리치는 '문배도' 부착해 코로나19 극복기원

2021-02-08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는 설 연휴기간인 2월 11일부터 14일까지 경복궁 광화문에 금갑장군(金甲將軍)이 그려진 문배도(門排圖)를 부착한다.

'문배'는 정월 초하루 궁궐 정문에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복을 구하는 의미로 그림을 붙이는 풍속을 말하며, 이때 붙이는 그림을 '문배도'라고 한다. 문배도의 제작은 도화서에서 담당했으며 이러한 풍속은 조선 후기 이후 민간으로도 퍼져나갔다.

'문배'에 관한 기록은 그동안 조선 시대 문헌 자료인 열양세시기(冽陽歲時記),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를 비롯해 조선 후기 행정법규와 관례 등을 정리한 육전조례(六典條例)에도 수록되어 있었지만, 그 도상의 실체에 대해서는 뚜렷이 확인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최응천)이 2015년 주미대한제국공사관(미국 워싱턴 D.C. 소재) 복원·재현 과정 중 미국 의회도서관 이 소장한 경복궁 광화문 사진을 발굴함에 따라 광화문에 붙인 문배도의 구체적인 도상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 사진을 통해 19세기 말 경복궁 광화문에 금갑장군이 그려진 문배도가 붙여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문배도가

이번 광화문 ‘문배도’ 부착은 연초 액과 나쁜 기운을 쫓는다는 조선 시대 세시풍속에서 착안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고자 기획됐다.

이번에 부착하는 ‘문배도’는 도상의 일부만 남아 있는 미국 의회도서관 소장 경복궁 광화문 사진만으로는 재현이 어려운 한계가 있어서 자문회의를 거쳐 도상과 의장기물의 표현에서 왕실과의 연계성이 보이며 유일하게 완형이 남아 있는 안동 풍산류씨 하회마을 화경당 본가 소장 유물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원래 광화문의 문배도는 종이로 제작해 광화문에 직접 부착해야 하나  광화문의 훼손을 우려해 탈·부착이 편리한 현수막 형태로 부착할 예정이다.

설날 연휴인 2월11일부터 14일까지 부착할 계획이며, 야간에도 조명을 비춰 광화문의 모습을 다채롭게 할 예정이다. 추후 광화문 문배도에 대해서 도상의 원형을 복원하기 위한 추가적인 고증 연구를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