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은 지난 8월 말 2019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2019년 11월 말 기준 우리나라 인구는 5177만9000명이며 총인구의 절반인 2589만명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 국민의 절반이 수도권에 산다는 뜻이다.
이 보고서에서 수도권의 가구 수 증가율은 인구 증가율보다 높아졌다. 특히 1~2인 가구 증가율이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 2000년 1~2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5%에 불과했으나 2019년에는 58%를 차지할 정도로 증가했으며 1인 가구는 전체의 30.2%나 됐다.
3인 가구는 2000년 조사에서 20.9%였으나 2019년 조사에서는 20.7%로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4인 가구의 비중은 2000년 31.1%에서 2019년 16.2%로 대폭 감소했다. 가구 구성이 지금까지 4인 가구 중심에서 이제는 3인 가구나 1~2인 가구로 변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전국 주택 수는 1812만6954가구이며 전국 가구 수는 2034만3188가구로 가구 수 대비 주택공급 수는 89.1%다. 서울시의 경우 가구 수는 2019년 기준으로 389만6389가구이며 주택 수는 295만3964가구로 주택보급률은 75.8%밖에 되지 않는다.
통계청이 철거용 주택으로 분류한 2만3000가구를 빼면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75.2%로 떨어진다. 여기에 쾌적한 거주가 어려운 1989년 이전 건축된 비거주용 건물 내 주택 6만9000가구까지 차감하면 주택보급률은 73%에 불과하다.
서울의 주택 부족 현상은 사실상 심각한 상태다. 계속 늘어나는 노후·불량주택도 문제다. 30년을 경과한 노후주택이 서울 전체주택의 18.7%(55만1000가구)이고 20년이 넘은 주택은 45.4%(134만2000가구)나 된다.
주택 부족 현상이 심각해 주택을 공급해도 가격이 계속 올랐던 셈이다. 규제로 일관하던 정부가 최근 대규모 공급정책을 발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공공이 추진하는 사업에만 여러 가지 혜택을 줄 것이 아니라 민간에도 혜택을 주어야 한다.
점점 늙어가는 서울의 주택들을 하루빨리 재개발·재건축해 주거환경을 개선함은 물론이고 주택공급을 늘려야 한다. 다만 정비사업의 입주 시점은 아무리 빨라도 8~9년 뒤인 만큼 매매시장과 전‧월세 시장을 당장 안정시키기는 어렵다.
다른 방식으로 공급하는 주택 역시 빨라야 수년 뒤다. 이에 따라 이번 대책의 추진과 함께 단기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등록임대주택을 매매시장으로 끌어낼 유인책을 정부가 내놓는다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