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시장 과열 속 실물경제 침체...2년 연속 법인세 쇼크
2019회계연도에 법인세율 오르고도 법인세 소폭 증가
2020회계연도엔 약 17조 줄어들며 법인세 우려 커져
2022-02-09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9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2020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결산에는 실물경제 침체 속에서 자산시장은 과열된 한국경제의 현실이 반영돼 있다. 실물경제를 반영하는 법인세와 부가세는 크게 줄어든 반면 자산 소득에 부과되는 부동산 관련 세수와 증권거래세는 폭등한 것이다. 특히 기업 활동이 반영된 법인세는 감소폭이 매우 커 우려를 낳고 있다.
▮2년 연속 법인세 펑크
지난해 법인세는 5조5132억원이 걷혔다. 전년 대비 16조6611억원(-23.1%)이나 줄어든 액수다. 우선 2019~2020년 상반기까지의 법인 실적이 부진한 영향이 컸다. 기재부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2018년 112조원에서 2019년 56조원으로 줄었고, 2020년 상반기에는 30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2017년과 2018년 법인세수가 급증한 기저효과도 추가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법인세 세수는 2019회계연도에서 72조2000억원이 걷혀 전년(70조9000억원)보다 소폭 늘어나기는 했지만 기대에 못 미쳐 향후 법인세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고도 소폭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의 영향이 컸다고 하지만, 그 우려가 1년 만에 현실화된 것이다.
실물경제와 관련해 우려되는 것은 법인세만이 아니다. 자영업자 소득 등으로 구성되는 종합소득세도 전년 대비 약 7000억원 감소했다.
▮증권거래세 전년 대비 두 배로 폭증
반면 자산 관련 세수는 크게 늘어 대비를 이뤘다.
지난해 부동산 양도소득세는 23조6558억원이 걷혔는데 전년보다 7조5547억원(46.9%)이나 증가한 액수다. 당초 정부는 예산안에서 17조4041억원을 예상한다. 정부의 예상보다 6조2517억(35.9%) 웃돈 것이다. 이는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매매가 증가한 결과다. 주택매매건수는 2019년 80만5000가구에서 지난해 127만9000가구로 58.9%나 증가했다.
증권거래세도 지난해 8조7587억원 걷혀 전년 4조2854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18년(6조2412억원)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 액수다. 정부 예상치는 4조9350억원이었다. 역시 정부 예상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증권거래 대금이 2288조원에서 5709조원으로 149.5% 급증한 결과로 분석된다.
▮흑자에도 국세 수입은 2년 연속 감소
이처럼 자산 관련 세수가 폭등하기는 했지만 지난해 전체 국세 수입은 285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조9000억원(-2.7%) 줄었다. 1161억원의 감소를 기록한 2019회계연도에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다. 2년 연속 국세 수입 감소는 사상 처음이다. 세수 감소폭도 IMF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3.0%) 이후 두번째로 크다.
다만 국세 수입을 포함한 총세입은 465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63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정부 예산보다 5조5000억원 많은 액수다. 여기에 총세출은 453조8000억원을 기록, 총세입액에서 총세출액을 뺀 결산상잉여금 중 차년도 이월액을 제외한 세계잉여금은 9조4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이렇게 남은 세계잉여금은 코로나19 피해 회복을 위해 여권에서 추진 중인 사회연대기금의 재원으로 거론되고 있다.